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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차려’는 사과했지만...배정대, 11년 전 학폭 논란 정면 돌파 결정 왜? 그날의 진실은? [MK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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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의 외야수 배정대가 얼차려 등의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11년 전 학폭 사건에 대해 정면 돌파를 결정했다.

배정대는 시대착오적인 집단 질서와 구습을 그대로 따라 ‘얼차려’ 등의 폭력을 가한 잘못은 인정하되, A씨 등을 대상으로 한 개인적인 차원의 폭력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당해 야구를 그만두게 됐다는 A씨의 입장은 배정대의 해명과 사실관계나 온도에서 내용들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과연 그날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KT 위즈 외야수 배정대는 최근 온라인과 커뮤니티등에서 불거진 학폭 논란에 대해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상세한 내용을 전하며 ‘얼차려를 했던 사실’에 대해 사과했다.

매일경제

사진(잠실 서울)=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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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포털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2012년 성남고 재학 시절 선배였던 배정대에게 폭행과 가혹행위를 당해 야구를 포기했고 심각한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의 게시글이 게재됐다. 또한 A씨는 언론사 등에 이같은 내용의 제보하는 동시에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도 위와 같은 내용을 신고했다.

이에 대해 배정대는 17일 SNS에서 상세한 입장문을 밝혔다. 배정대는 “안녕하십니까. kt wiz 배정대입니다. 먼저 온라인상에 올라온 이슈로 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며 말문을 연 이후 “성남고 2학년 재학 시절인 2012년 대만 전지훈련에 참가했습니다. 당시 3학년 선배들의 주도 하에 단체 얼차려가 있었고, 2학년 주장이었던 저는 1학년 후배들에게 얼차려를 준 사실이 있습니다. 후배들의 엉덩이를 배트로 3대씩 때렸습니다”라고 불거진 학폭 논란에서 집단 폭행을 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배정대는 “얼차려 이후 후배들에게 사과를 했으며, 어떠한 폭행이나 욕설도 없었습니다. 함께 전지훈련에 참가했던 후배들을 통해 재차 사실을 확인했고, 다수 후배들이 자발적인 진술 의사도 표명했습니다”라며 A씨의 주장을 부인하면서 “운동부에 내려오던 악습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배정대 측 관계자 역시 “당시 3학년의 주도하에 배정대가 2학년 주장으로 얼차려를 한 사실은 있지만 그 외 추가 가혹행위 및 폭행은 없었다”면서 “해당 사실과 함께 사건 이후에도 배정대와 후배들이 원만하게 지냈다는 것에 대해 후배 8명의 진술서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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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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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5월 중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온라인 등에 게시글을 올린 A씨는 2012년 당시의 피해를 호소하며 KT 구단으로 이와 같은 사실을 제보했다. 동시에 A씨는 금전적인 배상과 함께 배정대의 사과를 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당시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배정대는 얼차려 등의 폭행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후 추가적인 폭력이나 A씨를 대상으로 한 개인적인 폭력 행위는 없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렇기에 배정대는 애초에 A씨에게 사과의 뜻은 밝힐 수 있지만 거액의 배상을 하는 것은 오히려 하지 않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여겼기에, 사건 폭로를 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 합의를 하지 않으려는 뜻도 있었다.

KT 측에 따르면 결국 이같은 상황을 확인한 구단이 배정대에게 A씨와 원만하게 사건을 합의하길 권했고, 약 2주 정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해 상황을 정리할 수 있도록 권했다. 배정대 역시 구단과 한국프로야구선수협 등에 상세한 내용을 알리고 법리적인 자문 등을 구하기도 했다.

그 결과 현실적으로 폭력 사건에 대한 법리적 책임이 있는 공소시효 등도 이미 지난 상황에서 개인의 잘못은 존재하지만 3학년 선배들의 강요에 의한 집단 내부 시스템을 따른 의도가 더 큰 상황이라는 종합적인 자문을 받게 됐고, 자문에 따라 합의금을 주더라도 A씨와 원만하게 합의하는 방향을 결정했다.

하지만 애초에 배정대의 사과를 원했던 A씨가 이후 계속해서 상식적이지 않은 수준까지 합의금 금액을 올리고 구단과 선수 측을 상대로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게 배정대 측의 설명이다.

배정대 역시 SNS에서 “이에 당초 해당 글 게시자에게 사과 및 보상 요구에 대해 최대한 응하려고 했다. 그러나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고, 향후 대리인을 통해 당사자와 연락을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최초 수백만원 정도의 합의금을 제시한 선수 측 입장과 이견을 보여 금액을 점차 올려 나중에는 연봉의 절반 수준인 1억 4500만원 상당을 요구했다는 게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배정대 측 관계자는 “최초 합의 요구 금액에서 연봉의 절반 수준으로 합의금 규모가 상향되기도 했고, 지속적으로 금품을 요구한 정황에 대한 자료들을 갖고 있다”면서 “구단과 선수를 지속적으로 금전적인 요구로 압박한 내용들도 있다. 그렇기에 합의에 이르기 어려웠던 점이 있다”고 전했다.

매일경제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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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대는 A씨를 대상으로 한 추가적인 폭력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런 내용을 확인해준 당시 배정대의 후배였던 성남고 1학년 후배 8명 정도의 진술서를 확보했다는 게 배정대 측의 입장이다.

또한 현재 KBO리그 1군에서 뛰고 있는 4명 정도의 현역 선수들이 실명을 밝혀서라도 ‘추가적인 폭력이 없었고 당시 전지훈련에서 벌어진 얼차려의 과정이었다’고 진술해주려 나서고 있다는 게 배정대 측의 설명이다.

다만, 이같은 추가적인 진통을 동료 후배 선수들에게 부담시키고 싶지 않은 배정대는 이후 A씨와의 대화를 지속하고 사과를 전하면서 입장을 조율하려는 계획으로 확인됐다.

KT 구단 역시 엔트리 제외나 징계 등의 다른 조치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프로 입단 이전 벌어진 사건으로 폭행에 대한 잘못은 존재하지만 정확한 시시비비를 가리기 쉽지 않고, 구단의 자체 조사 결과 역시 배정대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선수가 개인적으로 A씨와 합의점을 찾을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A씨는 배정대가 SNS에 입장을 밝히며 얼차려 등의 폭력을 가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한 이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단체 폭력 등이 아닌 개별적인 대상의 육체적+정신적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했다. 배정대 측에 따르면 당시 후배들의 주장과는 일부 다른 내용이 있다.

결국 A씨와 배정대 측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가운데 사건은 진실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 상황이다.

[잠실(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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