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0-1로 패배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첫 승이 이뤄지지 않은 이날 또 하나의 이슈가 있었다. 바로 박용우의 출전이었다.
박용우는 이번 6월 A매치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를 전후로 큰 문제가 발생했다. 울산 현대 내 인종차별 논란이 생긴 것이다. 대표팀에 선발된 박용우와 정승현은 이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인종차별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박용우, 그러나 그는 A매치 데뷔 경기를 치렀다. 사진(부산)=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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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한 여론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은 행동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인종차별 논란이 이슈인 상황에서 나온 최악의 사건이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박용우를 제외하지 않았다. 정승현은 인종차별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박용우는 달랐다. 직접 아시아 쿼터로 전북 현대에서 뛴 사살락을 언급한 장본인이었다. 그럼에도 대표팀서 제외되지 않았고 또 페루전에서 A매치 데뷔 기회를 얻었다.
인종차별 이슈를 잠깐 제쳐두고 보면 박용우의 플레이는 분명 인상 깊었다. 그가 투입된 후반부터 한국의 빌드업 축구가 제대로 힘을 받기 시작했다. 원두재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긴급 투입된 것, 그리고 A매치 데뷔 경기라는 극적인 상황에도 박용우의 플레이는 정우영의 다음을 기대케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원두재의 부상으로 순간 박용우로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소집 전 일에 대해선 알고 있다. 그래도 소집 후 보여준 모습, 운동장에서의 태도는 긍정적이었다.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고 묵묵히 제 역할을 했다. 경기에서도 지켜본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박용우가 좋은 플레이를 보여준 것에 대해선 부정하기 힘들다. 포백 라인과 원두재의 호흡이 그리 좋지 못했던 전반에 비해 후반이 매끄러웠던 이유였다. 다만 인종차별 논란이 있었음에도 출전 기회를 줬다는 건 좋지 못한 선례가 될 수 있다. 공과 과는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그럼에도 박용우를 감싸 안았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젊은 사람은 더 많이 실수한다. 그때 주위 사람이나 어른에게 이야기를 듣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오현규로 보면 매일 성장하는 선수다. 내일도 성장할 것이다. 그러나 운동장 안이나 밖에서나 실수할 수 있다. 감독으로서 보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나조차 실수한다. 그때마다 조언을 통해, 인간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큰 문제가 없다면 박용우는 다가올 엘살바도르전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페루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다만 한국축구를 지켜보는 팬들까지 이해시킬 수 있는 일일지는 지켜봐야 한다. 결국 박용우에게 달려 있다.
[부산=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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