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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동안 기다렸던 순간이다.”
만 스무 살의 김주형(CJ대한통운)이 제대로 일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마지막 정규대회인 윈덤챔피언십(총상금 730만 달러)을 제패했다.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 컨트리클럽(파70·7131야드)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8개, 보기 1개를 묶어 9언더파 61타를 쳤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0타를 적어내며 생애 첫 PGA 투어 트로피를 품었다. 임성재와 재미교포 존 허의 추격을 5타차로 따돌렸다.
김주형은 감격스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던 PGA 투어 우승”이라고 운을 뗀 김주형은 “이렇게 갑자기 (우승이) 올 줄 몰랐다.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첫 날 잘 안 풀리고 실수도 있었지만 플레이가 안 되는 느낌은 아니었다. 예선 통과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아 남은 홀에 최선만 다하자고 생각했다. 이튿날 성적이 좋아서 ‘할 수 있겠다’ 싶었지만 우승할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 거침없이 써 내려가는 기록 행진
의미 있는 순간이다. 김주형은 2002년 6월21일생으로 만 20세를 갓 넘겼다. PGA 투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우승자가 됐다. 1932년 PGA 투어 분리 이후 2013년 존 디어 클래식에서 우승한 조던 스피스(당시 19세10개월·미국) 다음이다. 2000년생 이후 출생자 가운데선 처음으로 정상을 밟았다. 한국인 역대 최연소 PGA 투어 우승 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이다. 한국 선수의 PGA 우승은 이번이 역대 9번째다. 앞서 최경주, 양용은, 배상문, 노승열, 김시우, 강성훈, 임성재, 이경훈 등이 정상에 올랐다. 김주형은 첫 우승을 가장 빨리 달성한 한국 선수가 됐다.
김주형에겐 최연소라는 타이틀이 익숙하다. 2019년 만 17세 나이로 아시안프로골프투어 파나소닉 오픈에서 우승을 맛봤다.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였다. 이듬해인 2020년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군산CC 오픈 정상에 올랐다. 코리안투어 프로 최연소 우승과 KPGA 입회 후 최단기간 우승(3개월 17일) 신기록을 세웠다. 2021년엔 코리안투어 상금, 대상, 평균타수 1위 등 3관왕에 올랐다. 10대가 코리안투어 상금왕과 대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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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와 정교함, 그리고 단단한 멘탈까지
어린 나이임에도 세계무대에서 존재감을 새길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김주형은 파워와 정교함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다. 키 180㎝에 몸무게 100㎏ 등 다부진 체격에서 나오는 스윙이 인상적이다. 지난 시즌 KPGA 코리안투어에서 평균 294야드의 드라이브 거리(12위)를 기록했으며 동시에 73.9%의 높은 그린 적중률(2위)을 자랑했다. 최대한 중심축을 고정함으로써 일관성 높고 여유로운 스윙리듬을 이어간다는 것 역시 김주형이 가진 강점이다.
멘탈도 뛰어나다. 큰 경기에서도 긴장한 기색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경기에 몰입, 자신만의 경기 운영을 선보인다. 성실함 또한 둘째가라면 서럽다. 언제나 묵묵히 연습과 훈련을 이어가곤 한다. 약관의 나이로 PGA 투어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고삐를 단단히 움켜쥔다. 김주형은 “우승을 몇 번 해보긴 했지만 이런 감정을 느낀 것은 처음이다.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면서 “아직 갈 길이 멀다. 매일 발전하려다 보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최종 목표는 언젠가 이뤄지면 그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사진=AP/뉴시스 (김주형이 PGA 투어 윈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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