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영표, 다시 축구협회로?…허정무의 구애 “들러리 말고 책임감 있는 역할 맡겨야, 저는 교두보 역할” [MK송파]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과거 선수들의 해외 진출의 기회를 열어준 박지성, 이영표가 대한축구협회에서 중책을 맡아야 한다고 허정무 대한축구협회장 후보자가 주장했다.

25일 서울 송파 올림픽 파크텔에서 허정무 후보자는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낸 허정무 후보자는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대표팀부터 K리그 팀까지 이끌었으며,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에는 한국의 첫 원정 16강을 이끄는 등 대업을 달성했다.

‘한국 축구 영웅’ 박지성. 사진=이근승 기자

이영표. 사진=김영구 기자

이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프로축구연맹 부총재,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 등 행정가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이날 대한축구협회장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대한민국 축구가 흔들리고 있다.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운영체계는 시스템 붕괴라는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 이제는 더 이상 방관자로 남지 않기로 했다. 이 추락을 멈춰야 할 때다”라며 출마 이유를 밝혔다.

이어 “오늘날 불투명하고 미숙한 행정의 연속, 잘못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으려는 부끄러운 행동은 협회의 위상을 떨어뜨렸고, 한국축구가 퇴보하게 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진 시기다”라고 말했다.

행정상 난맥으로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축구협회, 허정무 후보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5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허정무 후보자는 ▲ (동행)Open KFA, With All, ▲(공정) 시스템에 의한 투명하고 공정한 협회 운영, ▲(균형) 지역협회의 창의성과 자율성 보장, ▲(투명) 체계적인 지도자 육성 및 선임 시스템 마련, ▲(육성) 축구꿈나무 육성과 여자축구 경쟁력 향상을 약속했다.

허정무. 사진=김영훈 기자

더불어 허정무 후보자는 젊은 축구인들의 행정 참여를 독려했다. 특히 감독 시절 제자였던 박지성, 이영표에 대해 “(행정적 참여를) 생각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한다. 생각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이들이 잠시 머물렀다가 나가서도 안 된다”라며 “두 사람은 현재 나보다 더 바쁜 사람들. 들러리 역할은 안 할 것이다. 실제로 책임감을 갖고 임할 수 있는 직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두 사람은 축구협회에서 행정가로서 걸은 바 있다. 박지성은 지난 2017년 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을 맡은 바 있고, 이영표는 2021년 부회장으로서 임무를 맡았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오랜 기간 축구협회에 머물지 않았다. 박지성은 1년 만에 떠났고, 이영표는 축구협회의 승부조작 등 비리 축구인 사면 파동 당시에 책임을 지고자 물러났다.

허정무 후보자는 이들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충분히 해외 경험이 풍부한 축구인들이다. 축구협회는 그런 인물들이 필요하다.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주도적인 분위기 속 일을 끌고 갈 수 있는 힘을 부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허정무. 사진=김영훈 기자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더불어 허정무 후보자는 축구인이 한국축구를 위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축구인들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 의견이 갈릴 수 있다. 하지만 축구를 위해서는 하나로 뭉쳐야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으나, 제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발로 뛰어다니겠다”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종목을 바라볼 때 서로 다투다가도 자신들의 종목을 위해서는 하나로 뭉치는 것이 부러웠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 원위적인 것을 내려놓고 나아갈 때다. 제 의견을 내세우고, 고집하기보다는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허정무 후보자는 자신이 교두보 역할이 될 것이라 했다. 그는 “(당선 여부에 대해) 결과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최선을 다하면 후회 없다. 현재 저의 위치는 징검다리다. 제 뒤를 이을 후배들은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고, 똑똑하고 행회에서 선진적인 것을 많이 배웠다. 이들을 위해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기초를 마련하겠다”라고 각오했다.

[송파=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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