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애슬론 좌식 신의현.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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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 타올랐던 베이징의 성화가 꺼졌다. 장애인 선수들은 4년 뒤 이탈리아에서 만날 것을 약속했다.
2022 베이징 겨울 패럴림픽이 13일 밤 폐막식을 끝으로 열흘간의 열전을 마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단이 빠진 가운데 열린 이번 대회에 참가한 1400여 명의 선수단은 장애를 넘어 스포츠를 통해 화합의 의지를 다졌다. 다음 대회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다.
아이스하키 대표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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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한국은 당초 동메달 2개를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한 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2014년 소치 대회에 이후 8년 만의 노메달이다. 평창 대회 금메달리스트 신의현은 여섯 종목에 나섰으나 입상에 실패했다. 2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 파라아이스하키도 12일 동메달 결정전에서 홈팀 중국에 0-4로 졌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제대로 훈련하지 못했고, 현지에서 테스트 이벤트가 열리지 않는 등 대회 준비에 어려움이 많았다. 평창 대회와 비교해 정부 지원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중계방송 횟수도 예년보다 줄었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얇은 선수층과 고령화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 여성은 2명에 그쳤다. 출전 선수도 29명에 머물렀다. 평균 연령은 37.8세로 중국(25세)보다 훨씬 높았다.
휠체어컬링‘팀 장윤정고백’.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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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금메달 18개, 은 20개, 동 23개로 종합 1위에 올랐다. 불과 4년 전 평창 대회에선 금메달 1개(휠체어컬링)에 그쳤지만 4년 만에 놀랍게 성장했다. 이번 대회에선 홈 이점을 최대한 살린 끝에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전쟁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투지를 발휘한 우크라이나가 2위(금 11, 은 10, 동 8)에 올랐다.
중국의 달라진 장애인 체육 인식이 성장의 바탕이 됐다. 중국은 2000년 시드니 여름 패럴림픽까지는 종합 10위권에 그쳤다. 하지만 2008년 여름 올림픽·패럴림픽 개최를 계기로 장애인 선수를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수영·육상·역도 등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하면서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 여름패럴림픽에선 줄곧 1위다. 중국의 장애인 인구는 8000만 명 정도다. 겨울 종목은 준비 기간이 길고, 비용 투자가 필요하다. 중국은 올림픽과 패럴림픽 유치를 기점으로 겨울 스포츠 인프라를 확충하고, 선수들을 육성했다. 한민수 파라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중국은 장애인 선수를 어릴 때부터 발굴해 키웠다”고 전했다.
알파인스키 회전 좌식 한상민 등 한국 대표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이 2022 베이징 겨울 패럴림픽을 수놓았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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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스포츠에 국한된 투자는 아니다. 중국은 패럴림픽을 계기로 장애인 체육시설을 꾸준히 늘렸다. 장애인 체육 참가율은 2015년(6.8%)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난 23.9%(2021년)까지 증가했다. 20.2%인 한국보다 높다. 겨울스포츠 인구 3억명 육성을 목표로 했는데, 이 숫자는 비장애인뿐 아니라 장애인도 포함한 것이다. 2016년부터 장애인 겨울 스포츠 경기를 개최하고 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만리장성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장애인 관람 코스를 만들었다. 상징적이긴 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태도다. 장애인 체력 단련 시범(훈련)지도 1만 675개를 건설했고, 장애인 사회체육지도자 12만 5000명을 육성했다.
우리나라도 평창패럴림픽을 계기로 장애인의 체육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8년 8월 문체부는 반다비 체육센터 건설을 추진했다. 장애인이 먼저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이다. 2025년까지 150개 건립을 목표로 시작했고, 올해 5월부터 문을 연다. 장애인 엘리트 선수 성장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비장애인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장애인체육은 의료비를 포함한 복지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한국산업정보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이 5년 이상 체육 활동을 할 경우 연간 의료비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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