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이정후' 트레이드 하다니…롯데 전력보강 의지, 내년에는 승부를 건다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결국 '제 2의 이정후'로 불렸던 특급 유망주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팀에 더 필요한 부분을 보강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롯데는 22일 두산과 진행한 3대2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롯데가 두산에서 영입한 선수는 우완투수 정철원과 내야수 전민재. 반대로 롯데가 두산에게 내준 선수는 외야수 김민석, 외야수 추재현, 우완투수 최우인 등 3명이었다.

롯데가 내민 트레이드 카드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역시 김민석이다. 롯데는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김민석을 지명했다. 김민석은 휘문고 시절부터 '제 2의 이정후'로 불렸던 특급 유망주. 롯데는 김민석을 지명할 때부터 외야수로 전향할 계획을 갖고 있었고 프로 데뷔 첫 시즌부터 외야수로 적극 기용했다.

김민석은 빠르게 롯데 라인업에 녹아 들었다. 윤동희와 함께 새로운 주전 외야수로 자리를 잡은 김민석은 '사직 아이돌'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팬들의 지지를 받았고 데뷔 첫 시즌에 올스타로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지난 해 8월 11일 KIA전까지만 해도 타율 .290을 기록한 김민석은 내친김에 생애 첫 3할 타율도 도전했지만 이후 타격감이 주춤하면서 타율 .255 3홈런 39타점 16도루라는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19세의 나이에 풀타임 시즌을 치른 김민석은 102안타를 기록하면서 KBO 리그 역대 8번째로 고졸 신인 데뷔 시즌 100안타라는 흔치 않은 기록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프로 2년차를 맞이하는 올해는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모였다. 마침 새로 부임한 김태형 롯데 감독도 김민석을 윤동희와 더불어 주전 외야수로 점찍으면서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는 듯 했다.

그런데 시범경기 개막전을 앞두고 오른쪽 내복사근 부상을 입으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결국 정규시즌 개막전 출전도 불발된 김민석은 4월 10일 삼성전에서 시즌 첫 경기를 치렀지만 인상적인 타격감을 보여주지 못하며 1군 등록 11일 만에 2군으로 내려가는 신세가 됐다.

이후에도 1~2군을 오가는 신세였다. 그 사이 황성빈이 롯데의 리드오프로 자리매김하면서 김민석의 주전 자리는 완전히 사라졌다. 마침 롯데가 대주자와 대수비 요원으로 장두성과 김동혁 등 외야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확대 엔트리 실시 이후에는 대타 요원으로 이정훈을 중용, 김민석은 점점 1군에서 설 자리를 잃고 말았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 중 "김민석이 백업 1순위인 것은 맞다. 하지만 발은 장두성과 김동혁이 더 빠르다"라고 김민석보다 발이 빠른 장두성과 김동혁을 백업으로 중용하는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렇게 김민석의 2년차 시즌은 허무하게 끝맺음했다. 41경기에서 타율 .211 홈런 없이 6타점 3도루에 그친 것. 김민석은 지난 10월에 열린 울산 가을리그에서 타율 .333(27타수 9안타)로 활약하며 대회 MVP에 등극, 내년 시즌을 기약했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트레이드였다.

롯데는 현재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와 재계약이 유력한 상태로 레이예스와의 재계약이 마무리되면 윤동희, 황성빈과 함께 주전 외야진을 완성할 수 있다. 여기에 롯데가 2022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뽑은 외야수 조세진이 군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다는 점에서 '교통정리'를 할 필요도 있었다. 조세진은 올해 상무에서 퓨처스리그 93경기에 나와 타율 .261 8홈런 54타점 9도루를 기록하며 남부리그 타점 부문 5위에 랭크된 선수.

무엇보다 롯데는 불펜투수진과 유격수를 보강해야 하는 절대적인 과제가 있었다. 롯데가 FA 권리를 신청한 마무리투수 김원중과 셋업맨 구승민을 모두 붙잡는데 성공했으나 새로운 전력을 보강한 것은 아니었다. 올해 부상으로 1군에서 빠르게 자취를 감춘 최준용과 전미르도 내년 시즌 활약을 100%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 롯데는 신인왕 출신으로 마무리와 셋업맨 보직을 두루 경험한 정철원을 영입해 불펜진에 새로운 옵션을 추가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정철원이 올해 36경기에서 32⅓이닝을 던져 2승 1패 6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40으로 부침을 겪었지만 어떤 팀이든 정상급 필승조 투수를 쉽게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트레이드로 영입할 수 있는 최대치의 선수라 할 수 있다.

롯데가 유격수 자리에 박승욱과 노진혁 등 당장 활용이 가능한 베테랑 선수들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유격수 뎁스가 얇은 편이다. 롯데는 '제 2의 이정후'로 불렸던 특급 유망주와 이별을 해야 했지만 '가려운 곳'을 긁는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한층 살찌운 것으로 평가 받는다. 그만큼 롯데가 '약점'을 커버해 내년 시즌에는 어떻게든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과연 롯데의 결단이 내년 시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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