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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SK 외야엔 좌강민, 김강민, 우강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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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좌익수 김경호, 우익수 최지훈

3일 롯데전서 환상적인 외야 수비로

팀의 7대4 승리 이끌어

SK 팬들은 "외야에 김강민 셋 있다"는 반응

조선일보

3일 롯데전에서 놀라운 점프 캐치를 선보인 좌익수 김경호와 우익수 최지훈. / MBC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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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중견수 김강민(38)의 별명은 ‘짐승’이다.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빠른 발과 뛰어난 판단력, 강한 어깨가 어우러진 ‘짐승 수비’는 여전하다. 늘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멋진 수비를 해낸다.

그런데 3일 롯데전에서 SK 팬들은 ‘좌강민’과 ‘우강민’이 등장했다며 흥분했다. 말 그대로 좌익수도 김강민, 우익수도 김강민으로 느껴질 만큼 양쪽 코너 외야수들이 환상적인 수비를 보여준 것이다.

시작은 SK 좌익수 김경호(25)였다. 7회말 SK가 7-4로 앞선 2사 만루 상황에서 이태양을 상대로 손아섭이 좌익수 쪽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투아웃이라 2루타가 나오면 세 명의 주자가 모두 들어와 7-7 동점이 될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김경호가 펜스 근처까지 힘차게 뻗어간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점프해서 잡아냈다. 공에 눈을 떼지 않고 한 발로 뛰어올라 낚아챘다. ‘수퍼 캐치’란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멋진 플레이였다. 이날 승부를 가른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8회말엔 무사 1루 상황에서 전준우가 김정빈의 공을 힘차게 밀어쳤다. 이번엔 우익수 최지훈(23) 쪽이었다. 최지훈도 부지런히 달려가 점프해서 공을 잡아냈다.

마치 7회말 좌익수 김경호의 플레이가 데칼코마니처럼 좌우 대칭해 펼쳐진 것 같았다. 이 경기를 중계한 정병문 MBC스포츠플러스 캐스터가 “오늘 SK의 좌우날개가 훨훨 날았다”고 하자 심재학 해설위원은 “패기 넘치는 젊은 선수들이 펜스에 부딪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감탄했다.

코너 외야수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9위 SK는 롯데를 7대4로 물리치고 5연패에서 탈출했다. 최하위 한화가 이날 두산에 1대2로 패하면서 한화와의 경기 차도 3경기 차로 벌렸다.

이날 좌익수로 눈부신 수비를 선보인 김경호는 지난달 두산과의 2대2 트레이드로 SK유니폼을 입은 선수다. 김경호는 포수 이승련과 함께 두산에서 SK로 왔다. 대신 투수 이승진과 포수 권기영이 두산으로 갔다.

김경호가 주전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25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1차전부터. 염경엽 감독이 쓰러진 그날 그 경기에서 처음 선발로 나선 김경호는 5타수 4안타의 불꽃 타격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첫 5경기에서 18타수 9안타를 친 그는 최근 들어 안타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호수비로 이날 존재감을 알렸다.

역시 날아서 공을 잡은 우익수 최지훈은 올 시즌 유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하나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올해 SK유니폼을 입은 그는 타율 0.295, 36안타를 기록 중이다. LG 선발투수 이민호(19)와 팀 동료인 불펜 투수 김정빈(26) 등이 최지훈과 신인왕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오랜만에 타격이 살아났고, 여기에 환상적인 외야 수비까지 더해지며 연패를 탈출한 SK는 4일 오후 6시 롯데와 다시 맞붙는다. SK 선발 투수는 김주한, 롯데는 서준원이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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