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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緩着 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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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준결승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타오신란 七단 / 黑 김지석 九단

조선일보

〈제4보〉(44~53)=김지석은 지난달 바둑리그 박정환과의 대국서 '의문의 투석'으로 주목받았다. 필승의 형세에서 실착을 범해 많이 추격당하긴 했지만, 다수의 해설자와 AI(인공지능)들이 "아직도 김지석 우세"를 점치던 상황이었다. 자신에게 통산 7승 23패를 안겨준 천적을 상대로 '좋았던 작품'이 훼손되자 자괴감을 못 이겨 돌을 거둔 것. 김지석의 예술가적 기질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44는 완착으로 우하귀부터 움직이는 게 옳았다는 지적은 어제 했다. 하지만 흑도 여기서 곧장 45란 완착으로 장단을 맞춘다. 불문곡직 참고도 1로 우하귀를 봉쇄하고 볼 장면이라는 것. 백이 2~6으로 현찰을 탐하면 다 들어주고 7에 막아 스케일로 승부하는 쪽이 유력했다. 이렇게 사방이 시커메지면 백도 함부로 뛰어들기 겁난다.

백은 때를 놓치지 않고 46에 붙여 50까지 우하귀에서 준동을 시작했다. 51, 53 두 수에서 힘 바둑의 대명사 격인 김지석의 체취가 물씬 풍긴다. 적병에 밀착해 전단을 찾을 겸 '가'의 단점도 효율적으로 예방한다는 의미. 그러나 검토실 한쪽에서 "힘이 너무 들어간 것 같다"는 평이 나왔다. 51로는 좀 더 정밀한 반격 수단이 있었음이 훗날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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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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