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인삼공사 초반 이변… 새로 뽑은 가빈·디우프 활약 덕
가빈 슈미트, 발렌티나 디우프 |
배구 꼴찌팀의 유일한 장점은 외국인 선수를 1순위로 고를 권리를 가지는 것이다. 한국 프로배구에서 외국인 선수는 팀 전력의 반 이상 차지한다고 할 정도로 핵심 자원이다.
작년 V리그 꼴찌팀인 한국전력(남자부)과 KGC인삼공사(여자부)가 2019~ 2020시즌 V리그 첫 승 제물로 작년 우승팀을 잡아내는 이변을 일으켰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주효했다.
인삼공사의 새 식구 발렌티나 디우프(26)는 배구 강국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이다. 장신(키 203.5㎝)인 데다 세네갈 출신 부계(父系) 혈통 덕분에 유연함까지 갖췄다. 인삼공사가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대2로 누른 29일 대전 홈 경기는 디우프의 쇼케이스였다. 그는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7점을 몰아쳤다. 타점 높은 공격력에 블로킹과 서브까지 두루 능했다. 덕분에 올 시즌 개막 후에도 2패만 했던 인삼공사가 첫 승으로 대어를 잡았다.
인삼공사는 디우프를 중심으로 한송이, 박은진 등 장신 블로커 벽을 세워 비교적 단신인 흥국생명 에이스 이재영(키 178㎝)의 공격을 틀어막았고, 여기서 승패가 갈렸다. 단단한 벽을 친 인삼공사는 서브도 이재영에게 집중시켜 그의 체력을 떨어뜨렸다. 이재영의 이날 공격성공률은 29.23%에 불과했다.
지난해 4승(32패)만 하며 압도적인 최하위로 처졌던 한국전력도 29일 가빈 슈미트(33)를 앞세워 4연패 후 5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상대는 지난 시즌 챔피언인 현대캐피탈이었다.
한국전력은 개막 전 입대한 서재덕과 안우재, FA로 이적한 최석기의 빈자리가 커 올해도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가빈이 과거 세 시즌 연속 정규리그 득점왕과 챔프전 MVP를 차지한 '괴물'이지만, 30대 베테랑으로서 홀로 빈자리를 다 메우긴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가빈에게 쏠린 상대의 수비벽을 피해 다른 선수에게 공격을 분산시키는 전략으로 첫 승을 얻었다. 29일 가빈의 공격점유율(47.1%)은 50% 밑으로 내려갔고, 대신 김인혁(17득점)과 공재학(10득점) 등이 살아났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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