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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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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서 3:7로… 다저스 구장이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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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스에 충격의 역전패… 챔피언십시리즈 진출 좌절

커쇼, 연속 홈런 맞고 동점 허용… 내셔널스 켄드릭 10회 만루포

류현진 시즌 마감, FA 시장으로 "지금까지 잘해 왔는데… 아쉽다"

가을이 오자 클레이튼 커쇼(31)가 또 무너졌다. LA 다저스는 2019 포스트시즌에서 허무하게 탈락했고, 류현진(32)의 가을도 아쉽게 끝났다.

LA 다저스는 10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워싱턴 내셔널스와 벌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5차전에서 3대7 역전패를 당했다. 올 시즌 팀 최다승(106승)으로 7년 연속 지구 우승을 달성하며 31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렸던 다저스는 5전 3선승제 승부에서 내셔널스에 2승3패로 덜미를 잡혔다. 최근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올랐지만, 올해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일찍 도전을 멈췄다. 내셔널스는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십시리즈(NLCS) 무대에 진출했다. 몬트리올 엑스포스(워싱턴 내셔널스의 전신) 시절까지 따지면 1981년 이후 38년 만의 쾌거다.

조선일보

이렇게 지다니… - 류현진(오른쪽)이 10회초 워싱턴 내셔널스의 역전 만루홈런이 터지는 광경을 굳은 얼굴로 지켜보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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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커쇼가 올라오기 전까지 순항했다. 타선은 1회 맥스 먼시의 투런포와 2회 키케 에르난데스의 솔로포로 3―0 초반 리드를 잡았다. 5차전 선발 워커 뷸러는 6과 3분의 2이닝 동안 7탈삼진 1실점으로 내셔널스 타자들을 틀어막았다.

하지만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커쇼가 던진 공 6개가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커쇼는 7회 초 2사 1·2루에서 뷸러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2차전 패전 멍에를 썼던 그는 애덤 이튼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불을 껐다. 가을만 되면 약하다는 외부 평가를 지워버리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8회 초 던진 공 3개가 재앙을 자초했다. 첫 타자 앤서니 렌던의 방망이에 걸린 커쇼의 143㎞ 직구가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커쇼가 정신 차릴 틈도 없이 다음 타자 후안 소토는 초구 143㎞ 슬라이더를 가운데 담장으로 넘겼다. 순식간에 3―3.

메이저리그 12년 동안 정규시즌 때 한 번도 연속 타자 홈런을 허용한 적 없었던 커쇼가 무너지면서 다저스도 붕괴했다. 네 번째 투수로 나선 조 켈리가 연장 10회 초 하위 켄드릭에게 만루홈런을 얻어맞으며 가을야구에 마침표를 찍었다.

워싱턴포스트는 "공식적인 패전 투수는 켈리이지만 커쇼가 홈런 맞은 순간 승부는 끝났다"면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커쇼를 믿은 대가로 시즌을 날렸다"고 평했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오늘 결과는 매우 실망스럽지만 같은 상황이 다시 와도 커쇼를 투입할 것"이라고 고집을 꺾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과는 달리 커쇼는 체념한 분위기였다. 연봉 3100만달러(약 370억원)를 받는 그는 정규시즌에선 사이영상을 세 번(2011·2013·2014) 받을 정도로 위력적이었지만, 포스트시즌에선 9승11패, 평균자책점 4.43으로 부진했다. 빨개진 눈으로 인터뷰에 응한 커쇼는 "비참하다. 사람들이 포스트시즌의 내 모습을 두고 하는 말이 모두 사실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며 "잘해준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류현진은 이날 다저스가 이기면 12일 홈에서 치르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내정돼 있었다. 결국 이날 다저스가 탈락하면서 지난 디비전시리즈(NLDS) 3차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것이 올 시즌 마지막이 됐다. 류현진은 "여기까지 잘해 왔는데…. 나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아쉽다"고 짧게 소감을 말했다.

2013년부터 7시즌을 다저스에서 보낸 류현진은 올해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등극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류현진 영입에는 현재 소속팀인 LA 다저스 외에 뉴욕 양키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등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셔널스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12일부터 NLCS(7전 4선승제)에 돌입한다. 승자는 월드시리즈에 진출한다. 카디널스는 이날 5차전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13대1로 대파했다. 1회 10점을 뽑으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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