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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이젠 '타자구장'도 두렵지 않다…류현진 시즌 6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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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류현진이 20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의 경기에서 공을 뿌리고 있다. 신시내티=AP연합뉴스


올 시즌 초반 류현진(32)은 명실공히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명이다. 특히 최근 24이닝은 무실점을 기록하며 뜨거움이 극에 달했다. 그러나 20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예정된 신시내티전은 다소 부담스러운 등판일수밖에 없었다. 투수에게 극도로 불리한 ‘타자구장’에서 경기에 나서게 됐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그동안 투수에 유리한 환경을 최대로 활용하는 반면,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에서는 다소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콜로라도의 쿠어스필드에서의 평균자책점은 7.56,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파크(8.59), 시카고의 리글리필드(5.40) 등 타자구장에서도 약점을 노출하곤 했다. 쿠어스필드와 함께 메이저리그의 양대 타자구장으로 꼽히는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도 부진했던 것은 마찬가지여서 3경기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5.06에 머물렀다. 이 구장에서 내준 22개의 안타 중 8개가 장타였던 것이 부진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연속 이닝 무실점의 뜨거움 속에서 나선 이날의 류현진은 이곳 마운드에서 불안함을 노출했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투수였다. 남다른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며 신시내티 타선을 7이닝 동안 5안타 볼넷 1개로 묶어냈다. 무실점 이닝은 31이닝까지 늘어났다.

시작은 다소 불안했다. 1번으로 나선 신시내티의 특급 유망주 닉 센젤(24)에게 초구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우전 안타를 내줬다. 2번타자 조이 보토(35)는 파울팁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3번타자 에우헤니오 수아레스(28) 타석에서 센젤에게 도루를 허용한 뒤 수아레스에게 볼넷까지 내줬다. 2년 만의 도루허용과 시즌 네 번째 볼넷이 한꺼번에 나오며 위기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침착함을 잃지 않은 류현진은 다음 타자인 야시엘 푸이그(29)를 2루수 방면 병살타로 유도하며 실점 없이 1회를 마무리했다.

이후로도 류현진은 5회까지 매 이닝 안타를 허용했으나 실점만큼은 허락하지 않았다. 직구와 투심, 커터,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장타는 물론 연속 안타조차 맞지 않은 덕분이었다. 3회 말과 4회 말에는 2루까지 주자를 허용했지만 이후 타자를 완벽하게 막아내며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경기 중반 이후로는 오히려 투구가 더욱 안정됐다. 5회 말 1사 이후 필립 어빈(27)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뒤 다음 타자인 센젤과 보토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고, 6회와 7회 나선 6명의 타자 역시 범타로 돌려세웠다.

7회까지 투구를 마친 뒤 류현진은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때까지 투구수가 88개에 불과해 또 한 번의 완봉까지 노려볼 기세였지만 타선이 7회초 두점을 추가하며 4-0으로 승부가 벌어지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남은 경기를 불펜에게 맡겼다. 이후 다저스는 8회와 9회 4점을 더 뽑아내며 8-3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시즌 6승(1패)째를 수확하며 다승 부문에서 내셔널리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전 1회 실점 이후 3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평균자책점도 1.72에서 1.52로 끌어내렸다. 평균자책점도 밀워키 브루어스의 잭 데이비스(1.54)를 제치고 리그 1위로 나섰다. 여기에 이닝당 출루허용율, 피출루율 , 볼넷 당 삼진비율 등 세부 기록에서도 1위를 달리며 이번 시즌 리그 최고 투수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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