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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제23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굿 이너프 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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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3번기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양딩신 七단 / 黑 스웨 九단

〈제7보〉(77~90)=사활 문제나 묘수풀이를 접할 때마다 그 오묘함에 탄복하게 된다. 그리고 난국을 타개할 정답이 대개 한 곳뿐이란 점에서 더욱 바둑의 신비에 빠져들곤 한다. 이 처방, 저 처방이 다 통한다면 이미 묘수풀이가 아니다. 하지만 아주 드물게 예외도 출현한다. 해결책이 둘인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경우다. 바로 지금 장면이 좋은 예. 흑이 좌하귀 백을 최대한 공략하려면 어떤 수가 최선일까.

실전부터 보자. 77 치중은 누구나 인정하는 필쟁의 급소. 백도 78로 한번 붙여놓고 80, 82로 틀을 잡았다(79로 참고 1도 1은 백에게 4, 6을 당해 흑이 안 된다). 계속해서 89까지 백이 선수로 대마가 탈출했지만 흑은 하변 실리를 짭짤하게 챙겨 불만이 없다. 요즘 말로 '굿 이너프 딜'이다. 그런데 77 못지않은 급소가 또 하나 숨어 있었다.

참고 2도 흑 1또한 예리한 공격 수단. 백 2가 절묘한 응수로, 10까지 외길 수순 후 A와 B를 맞보게 된다. 이 타개 수순과 실전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는 중론이다. 아무튼 선수를 잡게 된 백이 90에 붙여가면서 바둑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초반 우하 쪽에서 백이 약간의 포인트를 올린 후 그 간격이 지속되고 있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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