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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인터뷰] 하연수 “‘배우’ 타이틀 벗고도 초라하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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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그대 이름은 장미`에서 유호정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하연수. 제공|리틀빅픽처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엄마 역할이자 ‘원조 책받침 여신’인 유호정 선배님의 청년시절이라니…당연히 부담됐죠~(웃음) 선배님처럼 보이려고 따라하려다가도 그랬다간 오히려 어색할까봐,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기엔 너무나 불안하더라고요. 결국 감독님께 조언을 구했죠. ‘좋은 작품에 민폐가 되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컸는데 다행히 완성물이 잘 나온 것 같아 뿌듯해요. 모두 선배님들 덕분이죠.”

배우 하연수(29)는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감독 조석현) 개봉을 앞두고 이 같이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춤과 노래, 연기를 모두 하려니 너무나 힘들더라. 그럼에도 묵직하면서도 다채로운 감정을 한 없이 끌고 가는 유호정 선배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완성본을 보니 역시나 선배님이시더라”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대 이름은 장미’는 지금은 평범한 엄마 홍장미(유호정 분) 앞에 첫사랑 유명환(박성웅 분)이 나타나며 감추고 싶은 반전 과거가 드러나며 펼쳐지는 이야기로 코미디에 감동을 버무렸다. 극중 비범한 과거를 숨긴 채 평범하게 살고 있는 홍장미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하연수는 “장미라는 캐릭터도 물론 좋았지만 무엇보다 작품 자체가 지닌 따뜻함, 엄마를 떠올리게 하는 감동적인 메시지가 좋았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놓치고 싶지 않은 작품이었다”며 애착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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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연수가 `그대 이름은 장미`로 1월 극장 관객들을 찾아간다. 제공| 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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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배우로서) 부족한 게 많아서 그런지 제 자신의 연기를 보는 게 부끄럽고 어색해요. 게다가 커다란 스크린으로 보니 더욱 그랬죠. 지난 연기를 볼 때면 ‘아 왜 저렇게 했을까’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제 연기에 대해선 아쉬운 지점이 많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배우분들이 너무나 멋진 연기들을 보여줘서 전체적으로는 시나리오에서 느낀 따뜻함이 그대로 베어난 것 같아요. 모두의 진심이 묻어난 덕분이겠죠.”

답변 하나 하나에 진솔함을 담아, 특유의 명랑 쾌활한 에너지로 함께 전하는 하연수였다. 다만, 솔직한 마음과는 별개로 때때로 진심과 다르게 전달되는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 나가다가도 인터뷰 중간 중간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연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하연수. 행여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전달될까봐 한 말을 다시 다듬고 또 다듬었다. 그러다 머리를 긁적이며 또 다시 “제가 말을 잘 못한다. 죄송하다”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대단한 소신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가식적이지 않고 나답고 싶다는 마음에 솔직해지려는 게 (말주변이 없어서 그런지) 때로는 진심 그대로 전해지지 않는 것 같다”는 그는 “과거에는 악플 하나하나, 안티 한 분 한 분의 글에도 속상해하고 상처받기도 했지만, 언제부턴가 모두에게 사랑받을 순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됐다. 어떤 이미지나, 일부분으로 전체를 평가 받는 게 아쉬울 때도 있지만 스스로에게 떳떳하게 행동하고 계속 성장하다 보면 언젠가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그래서일까. ‘배우’라는 타이틀을 뺀 ‘인간 하연수’에 대해 늘 생각한다고. “연기 생활을 이어가면서 일과 일상을 구분해서 생각하려는 경향이 점점 더 짙어지는 것 같다”는 그는 “배우를 뺀 인간 하연수가 행복해지는 길, 나답게 사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누구에게나 내 진심이 닿고, 사랑받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은 내려놓고 받아들이려 한다. 만족감을 느끼고 보다 행복해질 수 있는 걸 열심히 찾는다”고 했다.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찾고, 주변 사람들과 좋은 기운을 나누고,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채워나가면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솔직한 사람으로 살고 싶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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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도 순수한 매력을 뽐낸 하연수. 제공| 리틀빅픽처스


“이제 서른 살이 됐는데, 20대는 어떤 의미로든 너무 힘들었어요. 심리적으로도 그렇고 체력적으로도, 각종 작은 사고들도 많았고요. 아홉수여서 그랬던 걸까요?(웃음) 서른이 되니 제가 했던 모호한 많은 생각들이 조금은 정리가 되는 것 같고, 좋은 일들도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왔다는 생각도 들고요. 나이가 든다는 건 왠지 무섭고 슬픈 일이지만 지금은 묘하게 괜찮은(?) 기분이에요. 그 시작을 여는 ‘그대 이름은 장미’ 역시 제게 뜻깊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고요.”

하연수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다시 한번 유호정에게 고마워했다. “유호정 선배님이 아니라면 불가능했을 영화다. 선배님의 젊은 시절을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나 영광스러웠고, 많은 걸 배우고 느낄 수 있었던 현장이었고, 작품이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아직 배우로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앞으로 보다 다양한 도전, 경험을 통해 차근차근 성장해나가고 싶어요. 그런 기회가 보다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켜봐주세요~”

‘그대 이름은 장미’는 오는 16일 개봉한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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