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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캡틴 손'의 7번, 황인범이 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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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서 활약… 벤투호 '황태자'로… 17일 호주, 20일 우즈베크와 대결

조선일보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7번'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과거엔 '영원한 캡틴' 박지성(은퇴)이 달았고, 시간이 흘러 손흥민(토트넘)이 주인이 됐다. 한국 당대 최고 선수들의 상징인 7번의 영광이 11월 호주 원정에는 1996년생 신예 황인범(대전 시티즌·사진)에게 돌아갔다. 손흥민이 이번 원정 경기에 출전하지 않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황인범에게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황인범은 중앙 미드필더로 공을 다루는 센스와 날카로운 패스가 뛰어나다. 기술적인 미드필더들이 으레 몸을 사리는 성향을 보이는 것과 달리 황인범은 거친 몸싸움과 공을 향한 투쟁심도 갖췄다. 공을 지나치게 끄는 등 판단이 느린 모습도 보이지만 그만큼 자신의 플레이에 자신감을 갖고 경기하는 스타일이다. 그의 장점은 지난 8~9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잘 드러났다. 대회 6경기에 출전해 금메달 주역으로 활약했다. 가장 큰 고비였던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황의조(G오사카)의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했고, 3―3이던 연장 후반에도 정확한 패스를 찔러 넣어 페널티킥을 만들어냈다.

지난 8월 부임한 벤투 A대표팀 감독은 이 대회를 통해 황인범을 주목했다. 아시안게임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황인범을 A대표팀 명단에 포함했다. "황인범은 기술이 좋고 작은 체구에도 치열하고 과감하게 플레이한다"며 이유를 밝혔다. 황인범은 지난 9월 코스타리카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이후 벤투호가 치른 네 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마지막 파나마전에선 처음으로 선발 출전해 중거리슛으로 골까지 넣었다. 아시안게임 후광으로 얻은 기회를 제대로 움켜쥐고 황태자로 떠올랐다.

이번 호주 원정에선 황인범의 활용도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중원에서 기성용(뉴캐슬), 정우영(알사드)이 모두 빠졌다. 황인범은 미드필드 공수 지역을 오가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청용(보훔) 등과 호흡을 맞출 전망이다. 황인범은 "책임감을 갖고 형들의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 1분을 뛰더라도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호주 브리즈번에서 17일 호주, 20일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치른다.



[이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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