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의 히딩크'?…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베트남 축구의 사상 첫 아시안게임 4강 진출을 이끈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별명에 대해 "나는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아직 한참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아시안게임 4강 진출을 이끈 뒤 지난 2일 금의환향한 박항서 감독/VN익스프레스 캡처

박 감독은 3일(현지 시각) 베트남 하노이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베트남의 영웅',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별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베트남 국민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가져온 데 대해 그런 말씀을 해주는데 그 정도까지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히딩크 감독과 자꾸 비교하는데 나는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아직 한참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1월 중국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에 이어 아시안게임 첫 4강에 진출하는 등 베트남 축구 역사를 다시 썼다. 연일 계속되는 '박항서 매직'에 베트남 국민의 성원도 뜨거웠다.

박 감독은 이에 대해 "(아시안게임) 3~4위전에서 아깝게 승부차기에서 져 동메달은 받지 못했지만 베트남 국민의 많은 성원과 격려를 받았다.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의 체력을 위해 쌀국수 대신 고기를 먹게 했다는 일부 보도는 정정했다. 박 감독은 "모 한국 언론에서 내가 (선수들에게) '쌀국수 먹지 말라'고 말했다는데 사실은 아침에 쌀국수 먹는다. 꼭 필요한 음식, 전문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보충할 뿐 베트남 음식문화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한국과 치렀던 준결승전에 대해서 "가장 어려웠다"며 "조국과 경기한다는 것보다는 막강한 공격력에 대응하는 게 심리적 부담이었다. 초반부터 베트남 선수들이 위축된 경기를 했다"고 했다.

또한 "조국은 한국이지만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베트남 축구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오는 11월 열리는 스즈키컵도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스즈키컵은 아세안축구연맹(AFF) 주최로 1996년 창설돼 2년마다 열리는 동남아시아 축구선수권 대회로, 올해에는 11월 8일부터 12월 15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다. 베트남은 이 대회에서 2008년 우승했다.

[노우리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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