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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유레카] 월드컵 엔트리 ‘23’의 비밀 / 김창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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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930년 1회 우루과이 월드컵 때 엔트리는 팀마다 들쭉날쭉했다. 후보 선수를 13명까지 데리고 간 팀도 있지만 어떤 팀은 4~6명이 전부였다. 그러던 것이 포지션마다 후보 선수(총 11명)를 두는 식으로 22명으로 수렴됐고,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때부터 모든 나라의 엔트리 22명이 빠짐없이 참가했다. 이후 2002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를 한명 더 추가해 현재의 23명으로 늘었다.

23명이라는 숫자는 포지션별 부상이나 체력 소진에 대비한 2배수라는 점에서 합리적이다. 하지만 월드컵 무대에서 후보가 교체 선수로 투입돼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은 50년이 채 안 된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때 처음으로 2명의 후보 선수가 투입됐는데, 그 이전에는 부상을 당해도 교체 없이 뛰어야 했다. 감독의 ‘조커’ 용병술이 개입할 여지도 없었다.

교체 선수가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난 것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부터다. 물론 팀마다 이해관계는 다르다. 주전과 후보의 기량 차가 크지 않은 나라는 교체 폭이 큰 게 좋고, 선수층이 엷은 나라는 그 반대다. 후보 가운데 뛸 수 있는 선수가 3명이기에, 벤치 선수를 추스르고 불화 없이 똘똘 뭉치도록 만드는 것은 감독의 역량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32개 출전국 가운데 피파 랭킹으로 서른번째인 한국은 조리그 3경기에 에너지를 다 쏟아야 한다. 특정 선수들에게 의존할 수만은 없고, 경고 누적과 체력 변수로 23명 선수들은 누구라도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총 171골이 터졌는데 경기 마지막 15분에 4분의 1가량의 골이 터졌다. 교체 선수가 32골을 생산할 정도로 조커의 활용도가 높아졌다.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16강전부터는 연장전에 교체 선수를 한명 더 쓸 수 있도록 했다. 경기력이 유지되면 월드컵의 상업성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김창금 스포츠팀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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