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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현장인터뷰] 유희관 “물음표의 두산 마운드, 느낌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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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니퍼트와 보우덴이 떠나면서 두산의 명물 ‘판타스틱4’는 해체됐다. 린드블럼과 후랭코프가 가세했지만 평가는 유보적이다.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것. 아직은 물음표다. 그렇지만 올해도 변함없이 마운드의 한 축을 맡을 유희관은 자신감이 넘친다.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유희관은 “요즘 추세가 강한 선발진 아닌가. 예전부터 강조됐지만 최근 들어 더욱 중요성이 커졌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올해 솔직히 팀 투수 전력 중 플러스 요인은 없다. 니퍼트, 보우덴 등 좋은 투수가 나갔다. (장)원준이형과 나의 역할이 커졌다”라며 “마운드의 역할이 더욱 커졌는데 잘 극복해가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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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의 유희관은 어느 해보다 책임감을 느낀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말은 그렇지만 재능 있는 자원이 많다. 장원준과 유희관은 꾸준히 활약하는 대표적인 투수다. 유희관은 2013년 이후 5시즌 동안 66승을 올렸다. 장원준도 군 복무 이후 51승(4시즌)을 수확했다. 유망주 함덕주는 태극마크까지 달면서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국내 선발진은 다른 팀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 이영하, 곽빈 등 젊은 선발투수 자원도 많다. 또한, 롯데에서 3시즌을 뛴 린드블럼은 KBO리그에서 검증됐다.

유희관은 “좌투수 3명이 지난해 이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되지 않을까. 발전한 덕주의 활약도 내심 기대가 크다. 후랭코프가 잘 해야 할 텐데 빨리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그렇게 희망과 긍정적인 생각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희관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프로의 세계는 과정보다 결과다. 기록으로 모든 걸 평가하고 판단한다. 우리가 잘 한다면 두산 마운드에 대한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지 않겠는가”라고 밝혔다.

유희관의 개인 목표는 두 자릿수 승리다. 2013년부터 해마다 10승 이상을 기록했다. 그는 “개인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적어도 연속 기록만큼은 이어가고 싶다”라며 “팀 내 이강철 수석코치님과 원준이형 같이 기록 보유자가 있다. 많이 보고 배우며 잘 따라가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유희관의 궁극적인 목표는 200이닝이다. 언젠가는 꼭 이루고 싶다. 유희관의 개인 시즌 최다 이닝 기록은 2015년의 189⅔이닝이었다. 2017년(188⅔이닝)에는 그 보다 아웃카운트 3개가 적었다.

김태형 감독은 유희관이 최근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며 걱정했으나 정작 유희관은 끄떡없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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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유희관은 2013년 이후 5시즌 동안 66승을 기록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그는 “최근 몇 년간 많은 이닝을 던졌지만 특별히 어깨에 부담이 따르지 않는다. 오히려 난 이닝 욕심이 많다. 무리를 해서라도 더 던지고 싶다”라며 “언젠가는 200이닝을 달성하고 싶다. 내게는 시즌을 준비하는데 좋은 동기부여다”라고 강조했다.

유희관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그렇지만 그는 제구를 앞세워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느림의 미학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하지만 편견과의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 아마도 그가 은퇴하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유희관은 “집중을 정말 많이 한다. 그게 내 제구의 비법 같다. 세상은 공평하다. 비록 강속구는 없으나 공 감각은 뛰어나다. 솔직히 내가 두산의 선발진 한 축을 맡을 것이라고 상상했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그는 “지금도 난 편견과 싸우고 있다. 그래도 (나를 향한 시선이)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편견을 칭찬으로 바꾸고 싶다. 그래서 나 같은 야구 꿈나무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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