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비정의 앤드런이었지만 현실은 어쩔 수 없었다.
KIA는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의 시즌 11차전에서 선발 헥터 노에시의 호투와 20안타를 쏟아붓는 타선의 폭발을 앞세워 17-3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특히 KIA는 7-0에서 앤드런 작전까지 사용하는 등 불펜의 약점을 메우려는 총력전을 펼쳤다.
KIA는 kt 선발 좌완 박세진에게 초반 공격을 풀리지 않는 듯 했다. 2년차 박세진은 신인이었던 작년 KIA를 상대로 5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작년 7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했고 올해도 3경기에서 웃지 못했다. 좋은 경험을 가진 KIA를 상대로 1회와 2회는 무실점 투구를 했다.
그러나 박세진은 찬바람이 돌면서 다시 뜨거워진 KIA 방망이를 견디지 못했다. 타순이 한바퀴 도는 3회에만 무려 6안타 1볼넷을 허용하고 7점을 내주었다. 5점을 내주고 2사 2,3루에서 내려갔지만 다음투수 이종혁이 김호령에에 2타점짜리 우전안타를 맞는 바람에 7실점으로 불어났다.
이 시점에서 KIA 공격이 냉혹해졌다. 다음타자 김선빈 타석에서 볼카운트 1-2에서 김호령이 2루를 향해 뛴 것이다. 때마침 김선빈이 우익수 옆 안타를 날려 찬스를 1,3루로 만들었다. 히트앤드런은 주효했다. 김주찬과 버나디나의 연속 적시타가 터져 9-0까지 달아났다. 승기를 확실히 틀어잡는 히트앤드런이었다.
여기에서 KIA의 현실이 떠오를 수 밖에 없다. 바로 불펜의 부진이다. 그래도 후반기 초반까지는 불펜진이 힘을 보이는 듯 했지만 9월들어 거의 붕괴 직전까지 떨어졌다. 9회말 7-1 승리도 지키지 못했고 10-5 리드에서도 7회말 10점을 내준 불펜이었다. 10-0으로 이겨도 안심할 수 없다.
이쯤되면 타자들의 심리상태는 어떻게 될까? 아무래도 "이기려면 점수를 더 많이 뽑아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14일 롯데 사직경기에서 선수들은 1회 먼저 7점을 뽑고도 "더 점수를 내자"라며 서로 화이팅을 독려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이날도 초반이었으니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더욱이 최근 KBO리그는 3회 7-0 리드는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스코어이다. 순식간에 뒤집히는 경우가 다반사가 되었다. 경기수는 늘어나고 선수층은 두껍지 않는 상황에서 불펜투수진의 과부하까지 겹치며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지는 참사들이 여러 팀들에서 나왔다.
하물며 약체 불펜 때문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KIA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듯 하다. 에이스 헥터가 마운드를 지키고 있어도 마찬가지이다. 말 그대로 기회가 생기면 부지런히 점수를 뽑아내는 '최대 득점'만이 살길인 것이다. /sunny@osen.co.kr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