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사고 칠 아이들 많다, 이승우·백승호 잉글랜드戰 빼겠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신태용 감독 "조 1위 지킬 것"

"출전 기회 잡지못한 선수들 사기 높여주려는 것 아냐… 체력으로 승부해 꼭 승리할 것"

24일 오전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 한국 U-20(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신태용 감독이 선수들 사이에서 훈련용 고무밴드를 들고 소총 사격 자세를 잡았다. 새총을 만들어 선수들을 향해 겨눈 것이다. 타깃이 된 백승호(FC바르셀로나 성인 2군)가 급히 허리를 반으로 푹 숙이고 머리를 양손으로 가렸다. 신 감독이 '발사'하지 않고 계속 서 있자 백승호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 구경하던 다른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신 감독이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조선일보

한국 U-20 대표팀의 모토는 ‘신나는 축구’다. 경기 때든 훈련 때든 마찬가지다. 24일 오전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몸풀기 훈련을 하면서 밝게 웃는 이승우(오른쪽)와 백승호. 둘은 전날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각각 1골씩 득점하며 한국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연합뉴스


U-20 대표팀 선수들은 이날 회복 훈련 겸 잉글랜드전 대비 훈련을 1시간가량 진행했다. 전날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를 2대1로 이기고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한 팀에는 역시 활기가 넘쳤다. 아르헨티나전 선발 출전 선수들은 조깅 등으로 몸풀기 훈련만 진행했다. '신나는 축구'를 모토로 내세운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에게 수시로 말을 걸고 함께 장난했다.

한쪽에선 "으아" 하는 비명이 나올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을 받고 있었다. 지금까지 뛰지 않은 선수들이었다. 이들의 분위기는 조금 더 진지했다. 신 감독은 훈련 후 "우리가 2연승 할 때 큰 힘을 보탠 백승호와 이승우(FC바르셀로나 청소년 1군)를 잉글랜드전에서 쉬게 할 것"이라며 "피로가 누적된 만큼 휴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잉글랜드전을 대충 준비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신 감독은 2연승을 거둔 전주를 다시 찾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국이 잉글랜드전에서 비기거나 이겨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하면 다시 전주로 가고, 잉글랜드에 패해 2위가 되면 천안에서 16강전을 치르게 된다.

신 감독은 "잉글랜드전은 절대 쉬어가는 경기가 아니다"면서 "그동안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 위주로 선발진을 구성하려는 건 사기 진작을 위해서가 아니다. 이 선수들도 나가서 이기고 사고 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체력이 있는 선수를 써서 전술을 바꾸고 승리할 것입니다. 어느 선수가 나가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이날 전주 훈련을 마치고 3차전이 열리는 수원으로 이동했다. 조1위를 결정할 잉글랜드전은 26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전주=이태동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