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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까칠남녀' 봉만대 감독 "48년 에로 인생, 이래도 되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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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장민혜 기자] EBS가 젠더 이슈를 프로그램을 통해 다룬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 2층 다이아몬드홀서 2017 EBS 편성 설명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프로그램 제작진을 비롯해 걸그룹 에이프릴 예나, 방송인 레이첼 서유리, 봉만대 감독, 개그우먼 조혜련 박미선 등이 참석했다.

EBS 2017 봄 개편을 통해 선보이는 프로그램으로는 '까칠남녀'가 있다. 최근 여혐·남혐으로 대표되는 소모적인 성 대결 논쟁을 EBS만의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정면으로 다룰 계획이다. 박미선 진행으로 봉만대 감독, 서유리 정영진, 서민 교수, 은하선 작가가 패널로 참여해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났던 성(性)에 대한 고정관념과 성 역할에 대한 갈등을 속 시원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야기한다고.

김민재 PD는 "무심코 지나쳤던 남녀 관련 이슈를 솔직하게 풀어보는 국내 최초 젠더 토크쇼다. 지상파, 종편, 케이블에서 본격적으로 젠더 이슈를 이야기한 적은 없는 듯해서 기획하게 됐다. 저희 프로그램이 페미니즘 프로그램이 아니냐고 하는데, 남성이 가진 불평등과 여성이 가진 불평등을 모두 이야기하고자 한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박미선은 "평상시 페미니스트라는 이야기를 한 적도 없고. 성 평등이나 젠더에 대한 관심이 구체적으로 없었다. 작가, PD랑 이야기하다 보니 제가 나름대로 관심이 많더라. 몰랐던 부분이 많고, 이 프로그램을 하며 모든 패널 이야기를 들으며 이런 것도 공부가 되겠다는 생각이다. 저도 처음 도전하는 장르라서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라고 말했다.

첫 녹화를 마친 소감에 대해 박미선은 "굉장히 직설적인 말들이 오갔고, 올해 방송 30년했는데 이런 거 처음 해 봤다. '이게 되냐'라고 물었더니 PD분들이 '이것도 교육'이라고 말씀하시더라. 살면서 필요한 것들, 정체성이나 성 교육 등을 통해 EBS에서만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서유리는 "첫 녹화를 마쳤는데, 순간순간 너무 놀랐다. 괜찮냐고 제작진에게 물어봤다. 20살 이후 집안 가장으로 사회 전선에 뛰어들어서 활동하고 일하고 돈 벌며 느꼈던, 여성이어서 얻은 이득도 있고 여성이어서 얻은 불공정함도 있었다. 그런 걸 생각했다. 너무 재미있는 강의 한 편을 듣는 기분이었다. 유익하고 재미도 있고, 도움도 되는 멋진 강의다. 많은 반응이 있었으면 좋겠다. 질타든 무엇이든 많이 반응해 주셔서 성 평등 젠더 이슈에 대한 관심이 늘고 공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털어놨다.

봉만대 감독은 "이런 방송이 나오길 48년 동안 기다렸다. GV를 통해서만 성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가, EBS에서 한다는 소식을 듣고 공감했고 앞으로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한다. 옳고 그름이 아니라 다름에 대한 이야기 같다. 교육이라는 제도도 있지만, 실력이 아니라 실현인 듯하다. 가까이에서부터 멀리, 차별적 제도란, 남성적 권력에 대한 반항 같은 것도 있다. 더불어 가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좋았다. 방송 내내 흐뭇했다"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봉만대 감독을 비롯한 출연진의 첫 녹화 후일담도 들을 수 있었다. 봉만대 감독은 "녹화가 2시간 정도 진행되고 쉬는 시간이 15분이었는데 그걸 못 담아낸 게 아쉽다. 그 15분이 솔직했다. 특정 언어와 단어가 난무해서 48년을 에로와 함께 살아왔지만 이래도 되나 싶었다. 앞으로 단어에 대한 고품격 언어를 쓰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유리는 "그동안 매체서 봤던 봉만대 감독님이 스윗하고, 생크림 같은 남자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녹화를 하는데 굉장히 마초 같았다. 사람은 겪어봐야 하는구나 싶었다. 겉모습만 보고, 방송을 믿어선 안 되겠구나 싶었다. 굉장히 멋있고 상남자 기운이 넘치시는 게 의외였다"라고 전했다.

박미선은 "성적인 이야기를 초면인 분들과 여과 없이 이야기가 오고갔다. 20년 이상 본 분들처럼 쉬지 않고 이야기해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토론 아닌 토론이 이어졌었다. 결과나 답이 없는 프로그램이다. 각자 다른 성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기 때문이기에 정답은 없다. 그 자체로도 즐거웠다"라고 덧붙였다.

장민혜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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