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6월 26일 오전 8시. 미국 오하이오주 트로이에 있는 슈퍼마켓 ‘마시(Marsh)’ 계산대에서 ‘삑’하는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트 직원 한 명이 껌 10개 들이 한 팩에 붙은 ‘검은 줄무늬’ 스티커를 기계로 스캔한 이후였다. 계산대에 껌 가격이 정확히 입력되자, 숨죽이고 지켜보던 마트 관계자들 사이에서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지금은 하루 50억개 이상 찍히는 바코드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인 순간이다.
바코드는 1970년대 상점 주인들의 최대 고민을 단숨에 해결했다. 바코드 발명 전까지 직원들이 소비자가 가져온 상품 가격표를 일일이 더해야 했다. 이에 계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고 오류도 빈번했다. 직원들은 직원들 대로 건초염에 시달렸다고 한다. 이에 1970년대 초반 IBM 엔지니어 조지 로러가 앞서 개발된 초기 형태의 바코드를 기반으로 지금 쓰이는 세로 줄무늬 형태의 바코드를 만들었다.
바코드가 국제표준이 되면서 전 세계 유통업계에는 공용어가 생겼다. 가령 미국에서 발명한 국제표준인 UPC(Universal Product Code)는 12자리로 구성된다. 각각의 숫자에는 제품과 제조업체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다. 바코드가 상품의 주민등록번호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바코드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만든 제품을 전 세계로 수출하기가 수월해졌다. 뿐만 아니라 유통업체들은 재고 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게 돼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인도 뭄바이의 야채 가게에 QR 코드가 붙어있다. 이 QR 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인식하면 바로 결제할 수 있다고 한다. /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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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1990년대엔 바코드조차 상품 정보를 담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일본 자동차 부품 회사 덴소 웨이브가 바코드에 가로 줄을 추가한 2차원 바코드 QR(Quick Response) 코드를 1994년 발표했다. QR 코드에는 최대 7000여 개의 숫자나 4200여 개의 영문자를 담을 수 있다고 한다. QR 코드 역시 국제표준이 되면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을 통해 인식하면 어디서든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QR 코드는 담을 수 있는 정보가 바코드보다 많다 보니 훨씬 널리 사용된다. 가령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 확산하던 2020년 한국 정부는 국민에게 코로나 백신 접종 여부를 인증하는 QR 코드를 발급했다. 지금은 박물관과 전시관에서 작품 옆 QR 코드를 인식하면 작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음성이나 글로 볼 수 있다. 식품 제조사는 제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갔는지, 영양분 구성은 어떻게 되어있는지 상세한 정보를 QR 코드에 담는다. 식당에선 QR 코드를 통해 주문부터 결제까지 할 수 있다.
이현승 기자(nalh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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