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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권력기관, 국민 위해 존재"…文, 檢개혁 차질 우려에 다시 경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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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민주항쟁 기념식서 의지 재천명…오후 법무차관 불러 관련 논의

올들어 10여차례 PK 방문…'조국 사태' 상처 입은 민심 다독이기 해석도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교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당시 마산시위에 참여했던 옥정애 씨를 격려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0.1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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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진성훈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모든 권력기관은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유신독재에 저항했던 부마민주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평가하면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검찰 개혁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남 창원시 경남대학교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은 부마민주항쟁 기념일이 지난 9월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면서 처음으로 정부 주관으로 열렸다. 현직 대통령이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우리가 오늘 부마민주항쟁을 기념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한 어제의 노력이 더 발전된 민주주의로 확장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라며 "오늘 저는 언제나 행동으로 민주주의를 살려온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제 우리의 민주주의가 양보하고 나누며, 상생하고 통합하는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로 발전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18광주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 2016년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민주항쟁의 위대한 역사가 있는 한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국민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좋은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있다"며 "모든 권력기관은 조직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민주주의의 상식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국 사태'를 거치며 한층 부각된 검찰 개혁 등 권력기관 개혁과 관련한 의지를 강조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 전 장관의 사퇴로 인해 검찰 개혁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조 전 장관의 사퇴 발표 직후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중단 없는 검찰 개혁' 의지를 내세우는 데 주력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검찰 개혁에 대한 조국 장관의 뜨거운 의지와 이를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는 자세는 많은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검찰 개혁의 절실함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검찰 개혁의 큰 동력이 됐다"며 "검찰 개혁과 공정의 가치는 우리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목표다. 끝까지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이 당일 사퇴의 변에서 '검찰 개혁의 불쏘시개' 역할을 강조했던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갑작스럽게 김오수 법무부 차관과 이성윤 검찰국장을 청와대로 불러 면담을 갖기로 한 것도 검찰 개혁의 전열이 흐트러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조국 전 장관 사퇴 이후 장관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김 차관 등에게 검찰 개혁의 불씨를 이어 나가야 한다는 점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이 자리에 없는 상황 속에서 검찰 개혁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두 분이 업무보고를 하는 형식이 아니라, 대통령께서 먼저 (두 사람을) 부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부마민주항쟁의 발생지인 부산과 창원을 비롯한 PK(부산·경남) 지역 민심을 다시 한 번 적극 다독인 점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올해 들어서만 PK 지역을 약 10차례 가량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조국 사태'를 거치며 PK 지역의 민심 이반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치권 일부에선 문 대통령의 PK 방문 행보 때마다 내년 총선을 앞둔 PK 민심 챙기기의 일환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조국 전 장관이 내년 총선에서 부산 지역에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은 여전히 살아 있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부·마(부산·마산)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지"라고 높이 평가하면서 "3·15의거로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곳도, 87년 6월항쟁의 열기가 주춤해졌을 때 항쟁의 불꽃을 되살려 끝내 승리로 이끈 곳도 이곳 부·마"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창원, 부산, 경남의 시민들은 그동안 정치적 민주화의 열망뿐 아니라 독재정권의 가혹한 노동통제와 저임금에 기반한 불평등 성장정책, 재벌중심의 특권적 경제구조를 바꾸고자 하는 데에도 가장 앞장서 왔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인 PK 지역 경제 발전 전략을 상세히 열거하면서 적극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40일 앞으로 다가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범정부 차원의 '2030년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전담조직을 조속히 구성해 세계를 향한 창원과 부산, 경남의 도약을 힘껏 돕겠다"고 밝혔다.
tru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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