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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인터뷰] `82년생 김지영` 공유 “의외의 선택? 위로 받은, 진정 원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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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공유가 논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스크린에 옮긴 `82년생 김지영`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제공| 매니지먼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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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어떤 명분이나 보여지는 것에 얽매이지 않은 채 오롯이 진심으로 원하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뜨겁게 사랑 받은 드라마 ‘도깨비’ 이후 2년의 공백기를 거쳐 팬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영화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으로 전작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줄, 배우 공유(39)의 귀환이다.

영화 ‘부산행’, ‘밀정’이 연이어 흥행한 데 이어 ‘도깨비’까지 메가 히트를 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공유의 누구도 예상 못한 선택이었다. ‘여성 편향적인 소설’이라는 논란에 휩싸이며 화제작이자 문제작으로 떠오른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작가 조남주)을 영화화한 데다 사실상 서브 주연인 작품이기 때문이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자꾸만 눈물이 났다”는 공유는 “영화를 볼 땐 훨씬 더 많이 울었던 것 같다. 실제로 막내 아들인데 (영화 속) 엄마라는 키워드, 아버지 그리고 누나 얼굴이 차례로 스쳐가더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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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은 1982년에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극중 결혼, 출산, 육아를 하며 달라진 아내 지영을 걱정하는 남편 대현 역을 맡은 공유는 “한 여자의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가족이 있고 거기엔 ‘우리’도 있다.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그래서 혼란도 끊이질 않는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의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 영화를 한다고 할 때 주변에서 ‘지금, 굳이, 왜’ 이런 단어를 쓰면서 말리더라. 솔직히 의아했다”면서 “마치 내게 말을 거는 듯한, 나와 우리의 모습이 투영돼 좋았다. 고민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도”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를 둘러싼 거센 선입견과 논란 때문인 듯싶다”고 말하자, 무조건 반론하고 싶지는 않단다. 그는 “각자의 살아온 환경이나 자라온 시대에 따라 다양한 시각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분명한 건 김지영만의 영화는 아니라는 점이다. ‘왜 남에게 상처를 주지 못해서’라는 지영의 대사와 연관되는데 어떤 위치와 상황 때문에 본의 아니게 매몰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사람으로서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있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어떤 통렬함도 분명 느껴졌어요. 자기 목소리를 못 내던 여성이 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고요. 가끔 세상을 향해 제가 하고 싶은 얘기이기도 하니까요.”

그러면서 “어떤 얘기든 겸허하게 다 들을 작정이다. 영화에 대한 그리고 나를 향한 대중의 우려가 ‘생각보다 그렇지 않네’로 바뀐다면 기쁠 것 같다”며 웃었다.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과거에는 뭔가 해내고 싶다는 성취감에 목말라 명분이 있고 의미가 있는 것, 더 멋스러운 것에 욕심을 냈다면 이제는 제가 진심으로 원하는 걸 하고 싶어요. ‘82년생 김지영’은 그런 의미에서 선택한 작품이에요. 평생 자신이 상처 받았다는 걸 모르고 살아갈 수도 있겠지만, 그걸 알고 난 뒤 본인만의 방법으로 치유하고 이겨 나가는 사람의 이야기. 그것만으로 저는 너무나 큰 위로를 받았거든요.”

공유는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하며 전작 ‘도깨비’도 언급했다. 엄청난 사랑과 관심에 행복했던 만큼 지치고 힘들었다고. 자신을 잃지 않을, 오롯이 스스로를 위한 시간이 필요했단다.

“행복했지만 파생되는 여러 감정들이 있었다”는 그는 “정신없는 일정 속에서 배우 공유가 아닌 사람 공유로 돌아오는 시간이 절실했다. 자칫 독이 될 수 있는 어떤 화려함을 뒤로한 채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행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그 휴식 끝에 오롯이 마음의 소리로 선택한 작품, 바로 ‘82년생 김지영’이다.

“현실과 닿아있는 이야기. 소소하고 일상적이지만 그 안에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작품이에요.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이라는 카피처럼. 모두가 당연하다 생각하는 무엇에서 오는 작은 상처들이 많이 쌓이면 무시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 번 쯤 이 영화를 보고 주위를,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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