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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해리스 뚜껑 여니 뜻밖의 흥행…매직넘버 하루만에 달성 '기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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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원 2천200여명 해리스 지지"…기부금 1천100억원 모금

펠로시·클린턴, 노조 등 지지 잇따라…해리스 중심으로 단합

바이든 주저앉힌 오바마 아직 침묵…해리스 바람 계속? 찻잔 속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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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신의 선거본부에서 기자회견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AFP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하루 만에 민주당 지지층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표심이 빠르게 결집하고 있다.

해리스 대통령은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지 하루만인 22일(현지시간)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데 필요한 대의원 수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한 것으로 일부 언론사 집계 결과 나타났다.

기부금은 1천100억원을 넘어서며 새 기록을 썼다. 잠재적 경쟁자로 거론됐던 인사들을 비롯해 민주당 내 의원, 각종 단체 등의 지지 표명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일단 해리스 부통령이 흥행을 일으키며 대선 후보 승계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AP통신과 CNN 방송은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할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될 충분한 대의원을 확보했다고 자체 집계를 토대로 보도했다.

AP통신의 자체 설문조사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현재 대의원 가운데 최소 2천214명의 지지를 얻어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단순 과반)인 1천976명을 훌쩍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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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해리스 미국 대선 후보 지명 민주당 대의원 여론조사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0eun@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이는 AP가 전화, 이메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민주당 대의원들에 개별적으로 접촉해 조사한 결과다.

비공식 집계이긴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예약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수치다.

이를 두고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다음달 민주당 전당대회가 예상보다 순조롭게 열릴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기부금도 쏟아지고 있다. 이날 해리스 대선 캠프는 지난 24시간 동안 88만명으로부터 총 8천100만달러(약 1천100억원)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해리스 캠프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공동기금 모금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기부자의 60%는 올 대선에 처음으로 기부하는 사람들이다.

캠프 대변인 케빈 무노즈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의 역사적인 분출은 대선 승리에 대한 열정과 풀뿌리 에너지를 정확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자금 총액은 약 2억5천만달러(약 3천500억원)에 이른다고 캠프 측은 밝혔다.

여기에 미 CNN 방송은 지난 6월 말 실시했던 여론조사 가상 대결을 근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바이든 대통령 보다 해리스 부통령이 더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와 해리스의 지지율 가상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47%, 해리스 부통령 45%로 나타났는데, 해리스 부통령은 여성들 특히 유색 인종과 교외에 거주하는 여성들 사이에서, 그리고 무당파 유권자들에게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높았다는 것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를 두고 갈등을 겪던 민주당은 이제 단합으로 돌아섰다.

당내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그녀가 11월 대선에서 우리를 승리로 이끌 것을 전적으로 확신한다"며 지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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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전날 "해리스를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 앨리자베스 워런, 에이미 클로버샤, 패티 머레이 등 여성 상원들과 민주당 진보 코커스 의장인 프라밀라 자야팔 하워의원, 의회 흑인 코커스 정치행동위원회(CBCPAC) 수장인 그레고리 믹스와 의회 히스패닉 코커스 수장 나넷트 바라간 하원의원도 해리스 부통령 지지 대열에 가세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 대선 후보 잠룡으로 거론되던 인사들도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천명했다.

다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아직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공식 표명하지 않았다.

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의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단체)인 '퓨처 포워드'(Future Forward)도 민주당 기부자들로부터 1억5천만달러(약 2천100억원) 달러의 새 기부금을 받았다.

흑인 여성 단체인 '흑인 여성과 함께 이기다'(Win With Black Women)의 전날 줌 회의에 참석한 지도자 4만4천여명도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이후 해리스 부통령 주변에 몰린 에너지를 보여주는 가장 눈에 띄는 수치라고 더힐은 설명했다.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교직원 노동조합인 '미국교사연합'(AFT), 미 최대 노동단체인 노동총연맹(AFL-CIO)도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통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를 공식화한 공화당 전당대회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관계자는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후 혼란스러웠던 1968년 민주당 전당대회와 같은 상황이 재현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더힐에 전했다.

다만 바이든을 주저앉히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민주당 진영의 일부 대주주들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미니 경선' 주장도 완전히 사그라든 상태는 아니어서 해리스 바람이 계속 이어질지 찻잔 속 태풍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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