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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어느 사이트에 접속해 뭘 클릭하는지, 어디서 어떤 물건을 사고 있는지 누군가 보고 있다고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무섭지만 사실이라고 합니다.
17일 애플은 브라우저 내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조명하는 광고 캠페인 '당신도 모르는 새'를 공개했습니다. CCTV가 새가 되어 날아다니며 당신의 스마트폰을 훔쳐보는 내용을 담은 이 광고는 사용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많은 눈들이 당신의 인터넷 활동을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누군가 우릴 계속 쫓고 있다
인터넷에서 관심있는 물건을 검색해봤는데, 어느새 그 제품이나 혹은 비슷한 제품이 배너 광고로 뜨는 걸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웹사이트에서 방문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트래커'가 당신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일부 웹사이트의 경우, 한 페이지에 100개 이상의 트래커가 심어져 있기도 합니다.
애플은 자사 브라우저 '사파리'가 이런 트래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랜 기간 노력했다고 합니다. 실제 지난 2005년 사파리는 브라우저 최초로 제3자 쿠키를 차단하기 시작했으며, 2019년에는 모든 제3자 쿠키를 차단하는 최초의 브라우저가 됐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업들도 끈질긴 건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사용자를 추적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들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는 데, 이를 막기 위해 애플은 단순한 쿠키 차단을 넘어 '지능형 추적 방지' 기능을 구현했다고 합니다. 지능형 추적 방지는 머신러닝을 활용해 사용자 추적에 사용되는 도메인을 학습한 다음, 디바이스에서 추적 데이터를 즉시 격리 및 제거하는 기능입니다.
데이터 추적자들은 단순히 웹사이트 내에서만 사용자들을 쫓고 있는 게 아닙니다. 때로는 인터넷 주소(IP)를 추적해 사용자를 식별하고 정확한 위치까지 찾아내기도 합니다. 애플의 지능형 추적 방지 기능은 사파리를 사용할 때 기본적으로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 설정 없이도 이런 IP 추적을 방지해준다고 합니다.
당신의 위치와 카드 정보를 노린다
요즘엔 고정된 위치에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여러 장소에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 사용자는 여러 위치 데이터를 남기게 되는데, 이 역시 추적자들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일부 웹사이트는 접속할 때 이런 위치 데이터를 수집하려고 시도하며, 이를 사용자의 동의 없이 활용하거나 심지어 브로커에게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애플은 사파리에 위치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해뒀다고 합니다. 일부 브라우저의 경우, 내장 검색 필드를 사용해 콘텐츠를 검색하면 자동으로 사용 중인 검색 엔진과 사용자의 디바이스 위치 데이터를 공유하게 되는 반면, 사파리는 검색 엔진과 위치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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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저의 확장 프로그램도 데이터를 수집하는 주요 통로로 악용될 수 있습니다. 확장 프로그램을 통해 브라우저 내 발생하는 일, 또는 비밀번호나 신용카드 정보와 같이 사용자가 입력하는 민감한 정보도 광범위하게 노출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역시 사파리를 사용하면 사용자가 확장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 전에 해당 확장 프로그램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해 사용자에게 알려줍니다. 또한 사용자는 확장 프로그램의 접근을 하루 또는 특정 웹사이트로만 제한할 수 있습니다.
쫓는 자와 막는 자, 진화하는 창과 방패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 브라우징'에서 방문한 웹 페이지, 수행한 검색, 자동 완성 정보 등을 저장하지 않고, 사용 중이지 않을 땐 자동으로 잠기도록 합니다. 사용자가 탭을 열어두고 잠시 기기와 멀어져도 누가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애플은 인터넷 주소(URL)에 부가 정보를 추가해 다른 웹사이트를 넘나들며 사용자를 추적하는 '링크 추적'을 방지하는 기능, 일반 브라우저에서 제공되는 강력 보호장치보다 한층 강화된 '고급 추적 및 지문 보호' 기능 등 다양한 신규 기능을 계속해서 도입하고 있습니다.
애플에 따르면 이런 개인정보 보호 기능들은 사파리의 속도나 성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애플이 세계 1위 웹 브라우저 '크롬'과 경쟁하기 위해 사파리의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차별화 요소로 강조하는 모습입니다. 크롬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브라우저이기도 합니다. 아이폰이 안드로이드 폰보다 보안이 더 뛰어나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도 보입니다. 속 보이는 캠페인이긴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는 계속해서 진화하는 창과 방패의 싸움인 만큼 이런 보안 경쟁은 사용자들에겐 긍정적인 일이 될 것 같습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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