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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트럼프, 러스트벨트 '개천의 용' 밴스 내세워 경합주에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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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자신감 속 '득표 확장성' 보다는 '정체성' 중시한 러닝메이트 선택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통령 후보로 낙점한 밴스 상원의원(좌)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밀워키[미 위스콘신주]=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과 함께 대선에 나설 부통령 후보로 젊은 강경 보수 J.D. 밴스(39)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주·공화)을 택한 것은 11월 대선에서 경합주 표심을 공략하려는 의중으로 읽힌다.

우선 대선에서 승부를 가를 미국 중북부 러스트벨트(rust belt·미국 오대호 주변의 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인 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미시간주 등에서의 득표에 요긴하게 활용할 '돌격대'로 그를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스트벨트'에 속하는 오하이오주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밴스 의원은 이라크 파병 등 군 복무를 거쳐 예일대 로스쿨을 나온 뒤 변호사, 벤처 캐피털 기업인을 거쳐 연방상원의원까지 올라간 입지전적 인물이다.

러스트벨트 미국인들의 상실감을 파고든 회고록 '힐빌리의 노래'가 론 하워드 감독의 동명 영화로도 제작되며 공전의 히트를 친 바 있다.

밴스는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 고립주의를 설파하는 데 탁월한 기여를 해왔으며, 특히 러스트벨트의 근로 계층 유권자들과 스킨십에 능한 것으로 전해져왔다.

결국 친노조 기조를 간판으로 삼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위스콘신·미시간·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벨트 경합주에서, 그 지역 정서를 잘 이해하는 참신한 인물을 내세워 승부를 걸어 보겠다는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중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밴스 의원의 부통령 후보 낙점을 발표하면서 향후 선거 운동 과정에서 밴스 의원이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오하이오, 미네소타주 등지의 노동자 및 농민들에 "강도 높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갈 대목은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로 불리는 자신의 핵심 지지층이 반길 강경 보수파 밴스 의원을 택한 데 내포된 자신감이다.

이는 중도층, 히스패닉, 공화당 온건파 등의 지지 확보 면에서 도움이 되는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플로리다)이나, 강경 색채가 상대적으로 덜한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 주지사 등 다른 유력 부통령 후보를 '택하지 않은' 배경과도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즉,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에 따른 인지력 및 건강 저하 논란과 후보 교체론을 둘러싼 민주당 내 자중지란, 지난 13일 자신이 유세 도중 총격으로 부상한 데 따른 동정 여론과 지지층 결속 등 유리하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굳이 득표 확장성을 감안한 '온건' 성향 후보를 내세울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부통령 후보 선정에 있어 '확장성' 보다는 '정체성'을 더 우선시할 수 있을 정도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 대선 구도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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