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6 (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AI에 1조 투입… 데이터 플랫폼 자신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업계 최초 PLCC 파트너 협력 확대

데이터 분석해 알고리즘 모델 제공

"애플페이 도입, 책임감으로 추진

EMV 파생 통해 스타트업 키워야"

아시아투데이



"2만원으로 연인과 추억을 만들고 SNS에 현대카드 공간이 소개됩니다. 이 곳에 오면 1층부터 3층까지 요리 냄새가 전달될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지난 21일 서울 압구정에 위치한 현대카드 쿠킹 라이브러리(cooking library). 이곳은 요리 책부터 전시 작품, 전체 설계 구조까지 구석구석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손을 거쳐 탄생한 공간이다. 그 만큼 쿠킹 라이브러리에 대한 정 부회장의 애정은 남다르다. 쿠킹 도서관 한편에는 반려인들을 위한 '펫 쿠킹' 서적이 있는데, 강아지를 좋아하는 정 부회장의 아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마련됐다. 정 부회장의 공간 철학이 반영된 만큼 그가 직접 그린 내부 설계도도 직접 볼 수 있다.

이런 특별한 공간에 젊은 감각의 캐주얼 슈트를 입은 정 부회장이 등장했다. 기자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넨 그는 자신에 대한 키워드가 적힌 명함을 건넸다. '데이터 사이언스·금융·브랜드'. 정 부회장 명함에 적힌 세 가지 키워드 중 첫 번째 키워드인 '데이터 사이언스'가 한눈에 들어왔다.

데이터 사이언스는 정 부회장의 경영 철학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단어다. 이 자리에서 정 부회장은 "AI(인공지능)에만 1조원을 투자했다"며 "이제는 (AI에 대한) 강의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밝혔다. 머지않을 미래에 도래할 AI 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그는 데이터 설계 모델 개발에 수년간 공들였다. 수익 등 실적을 중시하는 다른 금융사들과는 과감히 다른 길을 간 셈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의 AI·데이터 기술은 전 세계 표준형"이라며 "여기에 독보적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년에 걸쳐 구축하고 개발한 데이터 설계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들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PLCC(상업자표시카드) 사업이 있다. 정 부회장은 업계 최초로 데이터 기반으로 PLCC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현대카드는 19개 유력 파트너사들과 '도메인 갤럭시(데이터 동맹)'를 결성했다. 각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현대카드가 분석해 데이터 알고리즘 모델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대카드 성공 이후 경쟁사들도 뒤늦게 PLCC 시장에 뛰어들었다.

정 부회장도 기자들에게 "PLCC는 제 사활을 건 사업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미국 PLCC 역량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싱크로니파이낸셜의 성공 사례를 들여다보고 연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PLCC는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려운 사업이지만, 데이터로 승부한다면 그 이상의 성과가 나올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는 PLCC와 GPCC(범용 신용카드)를 성공시킨 전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회사"라며 "(최근 파트너십을 맺은) 올리브영도 현대카드의 데이터 플랫폼 때문에 들어왔고, 이처럼 궤도에 오른 사업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애플페이 도입에 대한 언급도 이어갔다. 정 부회장은 "애플페이는 책임감 때문에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은 정 부회장이 미국 애플 본사를 오가며 적극 추진해 마련된 성과로 꼽힌다. 애플페이 효과로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은 업계 3위에 안착했다. 애플페이 도입으로 애플을 이용하는 신규 회원 수가 유입됐고, 현대카드 강점인 아메리카익스프레스(아멕스) 등 프리미엄 카드와의 시너지 효과로 국내외 이용금액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애플페이를 둘러싼 잡음도 적지 않았다. 결제 대금의 0.15%를 애플 측에 수수료로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부 유출이란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그렇게 따지면 외산차, 외산폰은 왜 쓰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 부회장은 "우리나라에 결제 스타트업(payment startup)이 없는 이유는 EMV(유로페이·마스터·비자)가 도입돼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EMV의 파생이 제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며느리인 리디아 고 선수에 대한 일화도 전했다. 정 부회장은 "리디아는 성격이 좋고 성실하다"며 "운동을 관두지 말고 손주는 나중에 천천히 봐도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최정아 기자 newswoman@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