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4 (화)

간협 "간호현장 파탄 지경…現국회서 간호법 제정해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회기종료 D-7 국회앞 집회…"몸 갈아넣는 간호사 보호할 法체계 너무 허술"

23일 여의대로·24일 대통령실 앞 집회 이어가기로…"이제 정치권이 답할 차례"

노컷뉴스

대한간호협회 회원들이 22일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21대 국회 내 간호법안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간호사들이 전공의들의 현장 이탈이 석 달째 접어들면서 간호현장이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며, 의사들의 빈자리를 메워 온 간호사들을 보호할 간호법을 현 국회 임기 내 제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21대 국회는 회기 종료까지 1주일만을 남겨두고 있다.

대한간호협회(간협) 소속 간호사 350여 명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간호법안 제정 촉구 집회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탁영란 간협 회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난 지 석 달이 넘어가는 지금, 간호사들은 과중한 업무와 훈련 부담으로 더는 견디기 힘들 지경이고, 한편으로는 병원 경영이 어렵다며 퇴직과 무급휴가 사용을 강요당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장 전반이 위기를 넘어 파탄 지경이라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온몸과 마음을 갈아 넣어 환자와 병상을 지켜내고 있는 간호사들을 보호할 법체계가 너무도 허술해 아무런 보상체계가 없음은 물론이고 자칫 '불법'으로 내몰릴 상황마저도 간호사들이 알아서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번 21대 국회에서 여야가 조속히 간호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탁 회장은 "몇 달 동안 환자들이 겪어온 고통은 물론 모든 병원 관계자가 젖 먹던 힘을 짜내가며 병상을 지켜온 점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망설임이 많았다"면서도 "할 말은 해야겠다. 상황이 너무 긴박하고 막막하다. 이제 더는 버티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앞서 올 2월 19~20일 소속병원을 한꺼번에 빠져나간 전공의들은 대부분이 '수련공백 3개월'을 넘겨 내년도 전문의 자격 취득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원래대로라면 내년 이후 전문의로 넘어가야 하는 고연차 레지던트가 3천 명에 육박하는 만큼 정부는 이들을 돌아오게 할 유화책을 고심 중이다.

비상진료체계를 운영 중인 정부는 의대 교수와 전임의(펠로우) 외 진료지원(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 등을 대체인력으로 적극 활용해 왔다. 응급상황시 심폐소생술과 응급약물 투여 등 간호사들의 업무범위를 넓힌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도 시행 중이다.

다만, 이는 보건의료 재난위기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적용된 대책인 만큼 의사와 간호사 간 '그레이존'에 속하는 업무들을 명확히 구분하고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사를 법적으로 보호할 제도가 필수적이라는 게 간협의 주장이다.

당초 지난해 상반기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안에 대해선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보건복지부도 현재는 PA 간호사 법제화 등에 우호적이다.

이달 1일 국민의힘 유의동·최연숙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이 각각 발의한 관련 법안 3개에 대한 수정안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단에 제출하기도 했다.

노컷뉴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간호사는 더 이상 티슈노동자일 수 없습니다"라며 21대 국회에서 간호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의지에 따라, 간호법도 이달 내 국회 본회의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여야가 '채상병 특검법' 등의 현안을 놓고 첨예한 대치를 이어가면서 제정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현 21대 국회의 임기는 오는 29일로 종료된다.

간협은 지난 20일에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티슈 노동자'라 불리는 간호사들의 처지를 빗대 곽티슈에서 휴지를 뽑아서 버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당시 탁 회장은 "우리 간호사들은 스스로를 티슈 노동자로 부른다.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지만 필요할 때 쓰고 버려지는 휴지와 같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또 "매년 2만 4천여 명의 간호사를 새로 뽑지만 1년 이내에 1만 4천여 명이 간호사를 포기한다. 대한민국에 어떤 직종이 이런 이탈률을 가지고 있냐"며 "이는 (간호사들을 법적으로 보호할) 간호관련 법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여야 정치인 모두는 의사가 현장을 떠난 의료상황 앞에서 앞다퉈 간호법안 제정을 약속했다"며 "오늘도 간호사들은 위기의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다. 이제 정치권이 답할 차례"라고 덧붙였다.

한편, 간협은 임시대표자회의에서 의결된 사항에 따라, 23일에는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24일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간호법 제정 촉구를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jebo@cbs.co.kr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