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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삶-특집] "모임에서 정치얘기 안하는 게 원칙…안그러면 대판 싸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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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안하기와 외제차 안타기는 내 삶의 평생 원칙이었다"

"자신과 가족들만 위해 사는 삶은 우리집 햄스터만도 못해"

"함부로 조언마라", "역지사지", "불평하지 말고 행동하라"

[※ 편집자 주= 이번 특집기사는 2022년 9월부터 진행한 [삶] 인터뷰 내용 가운데 사회생활에 도움이 될만한 삶의 원칙 등을 묶은 것입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이계호 교수
[촬영 이다빈]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한 동창 모임이 있었다. 한 친구가 모임 시작 전에, 정치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했다. 논쟁을 해봐도 결론이 나올 리 없고, 기분만 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큰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가 지난 22년 9월 [삶] 인터뷰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50명에 달하는 인사들이 인터뷰에 참여했다. 그들은 자기 삶의 원칙을 말했는데,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내용들이 적지 않다.

태초먹거리학교 이계호 교수는 건강을 위한 이 학교에서 수강생들은 정치 이야기를 안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오고 정치적 견해가 다른데, 정치를 화제로 올리면 좋게 끝나지 않는다고 했다.

스타 강사 김미경은 강연에서 성공하는 비결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말고, 청중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역지사지(易地思之) 지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

윤여준 전(前) 환경부 장관은 윗사람의 신뢰를 얻으려면 비밀을 철저히 지키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고 했다. 윗사람한테 어떤 사안에 대해 건의하더라도 2번까지만 하고 3번 이상은 하지 말라고 했다. 그 건의는 관철되지 않고, 사이만 나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래 내용은 그동안 진행된 [삶] 인터뷰 내용 가운데 독자들의 생활에 도움이나 지혜가 될만한 내용만을 묶은 것이다.

※표시의 내용은 인터뷰를 진행한 윤근영 기자가 인터뷰 당시에 느낀 점 등을 적은 것이다,

연합뉴스

태초먹거리학교의 모습
이계호 교수는 대학생 딸이 유방암으로 숨진 이후 충북 옥천에 태초먹거리 학교를 세우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강의를 무료로 하고 있다 [본인 제공]


◇ 태초먹거리학교 교장 이계호 교수

-- 스트레스가 발암 요인인가.

▲ 암 발병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지만 암을 촉진한다고 본다. 암은 10년, 15년, 20년의 장기간에 천천히 자라는데, 스트레스는 암세포의 증식 속도를 빠르게 한다. 활성산소를 많이 만들고, 코르티솔을 비롯한 나쁜 호르몬이 나오도록 하기 때문이다.

-- 한국에 사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 나는 우리나라를 정말로 사랑한다. 이렇게 좋은 나라는 세계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 산과 강, 호수가 있고 사계절이 뚜렷하다. 사람들은 인물이 좋고 다정다감하다. 문제는 한국 사회 분위기가 너무 심각하다는 점이다. 내가 운영하는 태초먹거리학교에서는 정치 이야기를 안 하는 것이 원칙이다. 정치 문제는 이야기하고 토론해도 답이 없고, 결국에는 싸움으로 번지기 때문이다.

-- 한국의 정치는 왜 이렇게 됐을까.

▲ 보수든, 진보든 잘 된 것은 잘 된 것이고, 나쁜 것은 나쁜 것이어야 한다. 한국에서는 이 기준이 무너졌다. 진영논리에 의해 나쁜 것이 좋은 것으로 되고, 좋은 것이 나쁜 것으로 바뀐다. 아무리 나쁜 짓을 해도 자기 편이면 좋은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합리적, 객관적, 공정이라는 단어가 사라졌다.

위의 내용은 2023년 [삶] 영화관서 연인과 다정하게 석유 추출물 한줌한줌 계속 먹었네요 제목의 인터뷰 기사에 수록된 내용이다.

※ 새로 당선된 22대 국회의원 중에 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사람은 없다. 유세 기간에는 아주 드물게라도 있었다. 당선되니 또 마음이 바뀐 듯하다. 새 국회의원들은 일제히 민생에 집중하고,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한다. 그들은 180여가지에 이르는 기괴한 특권을 버릴 수 없다고 하면서도 공정과 정의, 역사, 헌법 정신의 수호자인 것처럼 열을 올린다. 이런 정치인들을 위해,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서로 싸운다면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가지의 특권도 없는 사람들이 왜 180여가지의 특권을 가진 사람들의 한쪽 편에 서서 맹렬히 싸우는지, 정치학자나 심리학자의 해석이 필요한 듯하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장기표
[촬영 정한솔]


◇ '영원한 재야' 장기표

-- 좌우명은.

▲ 전화위복을 중시한다. 그것은 위로의 말이 아니라 세상의 법칙이라고 믿는다. 살아오면서 실패도 많이 했지만 낙담하지 않았다. 사람은 어떤 화(禍)를 입었을 때 좌절에 빠질 수 있는데, 나는 그렇게 되지 않는 사람이다. 어려움은 오히려 나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 생활의 원칙이 있다면.

▲ 과거부터 '골프 안 하기'와 '외제 차 안 타기'를 실천하고 있다. 재야 출신들이 해방됐다고(민주화됐다고) 해서, 또는 돈이 좀 생겼다고 해서 골프하러 다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돌아가신 정치인 김상현 씨가 나를 좋게 봤는데, 그분이 골프하라고 여러 차례 권했다. 정치를 하려면 골프를 알아야 한다면서 골프에 입문하면 도구 일체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당시에는 정치인들이 앉으면 골프 이야기를 하던 시절이었다.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에 그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의 내용은 2023년 1월13일 송고한 [삶] '영원한 재야' 장기표 "대통령·국회의원 월급 350만원 적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들어있는 내용이다.

※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한다면서 골프하러 몰려다니는 경우가 있다. 장기표는 자기에게 그걸 금지했다. 장기표는 월수입 250만원으로 살아간다고 했다. 서울 봉천동 25평짜리 집 역모기지론으로 매달 95만 원이 나오고, 월남전 참전으로 정부와 서울시로부터 매달 나오는 돈, 기초연금 등을 합하면 그렇게 된다고 한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
[정한솔 촬영]


◇ 노동운동가 하종강

-- 삶의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가.

▲ 자녀들에게 자기 자신과 가족만을 위해 사는 삶은 천박하다고 말한다. 집에서 아이들이 햄스터를 키운 적이 있었는데, 어미가 새끼를 눈물겹게 사랑하는 것을 봤다. 아이들에게 "가족을 사랑하는 것은 이렇게 작은 짐승도 할 수 있다. 인간이 이런 짐승과 구별되는 것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을 위해서 뭔가 희생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위의 내용은 2022년 10월15일 송고된 [삶] 40년 노동운동가 하종강 "군대에도 노조 필요하다"에 들어 있다.

※ 우리가 햄스터보다 나은 사람이 되려면 자신과 가족 밖의 사람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하종강의 말은 요즘에 더욱 크게 들린다. 자기와 가족만의 이익을 위해 물불 안 가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스타강사 김미경
[촬영 정한솔]


◇ 스타강사 김미경

-- 강사가 되기 전에는 무엇을 했나.

▲ 피아노학원을 운영했다. 원생이 200명이나 됐다.

-- 학원장으로서 성공한 것인데, 비결은 무엇인가.

▲ 나는 뭐든지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다. 당시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서 학원으로 출근한 다음에 원생 부모들에게 보낼 편지를 썼다. 아이가 피아노학원에서 무엇을 했고,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등을 담았다. 이 편지를 레슨비 청구 봉투에 함께 넣어 보냈다. 그러면 원생 부모님은 그 정성을 높이 평가하고 그 편지를 냉장고 앞면에 붙여놓는 경우가 많다. 이를 옆집 아주머니가 보고는 자기 아이를 나의 피아노학원에 보내게 된다. 나는 학원생들을 정성스럽게 챙겼다. 피아노학원인데도 1년에 한 번씩 큰 합창대회를 개최했고 가족들이 참여하는 행사도 열었다.

-- 왜 직업을 강사로 바꿨나.

▲ 내가 업계에서 (피아노학원 운영을) 잘한다고 소문이 났다. 그 결과, 속리산에서 열린 피아노학원장 워크숍에서 내가 강연을 하게 됐다. 그 이후에 조금씩 강연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강연을 해보니 사람 사는 것 같았다. 인정받는 느낌이 좋았고 그 효능감이 하늘을 찔렀다. 강연이 내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서서히 강연의 길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 강연을 잘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 청중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 강연은 망친다. 나는 강연장에 가기 전에 참석자들의 대표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그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고민이 있는지 미리 파악한다.

위의 내용은 2022년 10월 29일 송고한 [삶] 스타강사 김미경 "대입시 수학시험 5분만에 끝냈다"라는 제목의 기사 내용 중 일부다.

※ 역지사지(易地思之)는 한국인들이 어린 시절부터 자주 들어온 말이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가졌다면 그는 어떤 분야에 있든 이미 전략가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김미영
[촬영 윤성우]


◇ 김미형 1형당뇨 환우회 대표

-- 좌우명이나 삶의 원칙은 무엇인가.

▲ 불평만 하지 말고 행동하자는 것이다. 우리 아이가 1형당뇨를 처음 진단받았을 때 같은 병 환우의 부모들이 정부에 불만이 많았다. 답답한 것은 한 번도 문제점을 정부에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는 불만만 이야기하지 말고 실천할 것은 한번 행동으로 옮겨보자고 말한다.

-- 원래 본인 삶의 목적은 무엇이었나.

▲ 평온한 삶이었다. 결혼하고도 평범한 삶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책이나 옷 등을 하나 구입하더라도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중산층의 안정적 삶을 원했다.

위의 내용은 2023년 11월21일 송고한 [삶] 아이들이 학교 화장실에서 인슐린 주사 맞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 들어간 내용이다.

※ 김미영 대표의 친구들은 언론에 김 대표가 나올 때마다 놀란다고 한다. 학창시절 아주 내성적이었던 사람이 어떻게 '투사'가 됐느냐는 것이다. 그가 '투사'가 된 것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행동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에서 실천력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김재련
[본인 제공]


◇ 김재련 변호사(박원순 성폭력사건 피해자 법률 대리인)

- 1천여 건의 성폭력 사건을 대리하면서 얻은 인간에 대한 통찰이 있다면.

▲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변호사도, 판사도, 검사도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는 영웅을 쉽게 만드는 것 같다. 자신들이 믿는 영웅은 옳은 행동만 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건 착각이다. 사람의 특정 행위를 훌륭하게 평가할 수는 있지만 그 또한 인간일 뿐이다. 영웅도 인간이기에 잘못할 수 있고, 실수하기도 한다.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는 비판받고 책임져야 한다.

위 내용은 2023년 7월26일 송고된 [삶] 김재련 "박원순사건 피해자 맘껏 공격신호 보낸 것은 정치인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들어갔다.

※ 아무리 완벽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결점은 있다. 누군가를 맹종하면 이성적 판단이 어려워진다. 집단적 맹종은 광기의 전체주의를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이는 민주주의의 파괴로 이어진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윤지영
[촬영 김민수]


◇ 직장갑질119 대표 윤지영 변호사

-- 존경하는 사람은.

▲ '어른 김장하'라는 다큐 영화를 감동적으로 봤다. 나도 그분처럼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른 김장하는 좋은 일을 하면서도 자기의 선행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자기 활동을 하시는 분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많이 반성한다.

-- 본인 삶의 원칙이나 좌우명은.

▲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고, 진리는 변하지 않기 마련이고,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친구가 나에게 해준 말이다. 진실은 결국 밝혀지는 것이기 때문에 꾸준히 기다려야 하는 것이고, 진리는 변하지 않는 것이니 내가 믿는 신념은 밀고 나가자는 것이고, 내가 지금 표현하지 않아도 진심은 언젠가는 통할 것이라고 믿는다.

위의 내용은 2024년 4월24일 송고한 [삶] "지문인식 출입문 안 열리네요…회사에 성희롱 하소연했더니" 기사에 들어간 내용이다.

※ 윤지영 변호사가 직장갑질119 대표로서 받는 월급은 100만원이다. 사회적 약자들 돕겠다는 사명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진실, 진리, 진심의 가치를 믿는 사람은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사람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역사는 이런 가치를 실행하는 사람들이 움직인다. 기본에 충실하지 않고, 기교를 부리거나 편법을 쓰는 사람은 결과적으로 패배자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이수정
[촬영 정한솔]


◇ 범죄심리전문가 이수정 교수

-- 직업이 본인의 생활에도 영향을 줬나.

▲ 나는 가능하면 가로등이 있는 큰길로 다닌다. 지름길인 골목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골목길로 가더라도 주의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 이어폰을 끼지 않는다. 주차도 CCTV가 있는 곳에 한다.

위는 2023년 2월3일 송고한 [삶] 이수정 교수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사형집행 가능성 물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 들어 있다.

※ 이수정은 많은 범죄를 마주하면서 누구나 느닷없이 범죄의 희생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매사에 조심하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생존 가능성이 높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윤여준
[촬영 이건희]


◇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 김영삼 대통령의 공보수석 시절은 어떠했나.

▲ 김 대통령은 대변인(공보수석)이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북한 정세 등 여러 정보를 말해줬다. 그는 내 업무가 아닌 사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물었다. 인사에 대해서도 의견을 말하라고 했다. 후보들 이름을 거론하면서 누가 장관으로 적합한지 토론하기도 했다.

-- 김영삼 대통령의 공보 수석을 지냈는데, 그한테 신임받았나.

▲ 대통령과 나눈 이야기는 철저하게 비밀로 한다는 것이 나의 원칙이었다. 국가의 중요 기밀은 60%가 부인으로부터, 40%가 승용차 운전사로부터 유출된다. 내가 대통령과 나눈 이야기를 외부에 함부로 흘리지 않는 것을 대통령이 알고 여러 사안에 대해 상의한 것으로 본다.

위의 내용은 2023년 3월31일 송고한 [삶] 윤여준 "김영삼, 노태우 대통령에 '내 손에 죽고 싶으냐' 폭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수록됐다.

※ 윗사람의 신임을 받는 방법의 하나는 비밀을 지키는 것이다. 윤여준은 자기의 부인한테도 업무상 비밀을 말하지 않았다. 그는 윗사람한테 건의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두 번 정도 건의를 했는데도 수용되지 않으면 더 이상 건의하지 말라고 한다. 윗사람이 화를 낼 가능성이 커지는 데다 건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자도 비슷한 말을 했다. 간절히 원하지 않는 사람한테 자꾸 조언하지 말라고 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박찬종
[촬영 이다빈]


◇ 박찬종 변호사

-- 김영삼에게 인간적 매력이 있었나.

▲ 사람을 아들이나 조카 대하듯이 하니 사람을 끌었다. 밥을 먹으면서 상대방의 심기를 살필 줄 알았다.

-- 알려진 대로 김대중은 지적인 사람인가.

▲ 몇 차례 김대중과 단둘이 심층적인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아는 것이 많고, 자기가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스타일이다.

-- 김종필은 어떤 사람이었나.

▲ 그는 독한 데가 없는 사람으로 유연성을 갖췄다. 그가 나의 큰 형님이나 작은아버지였다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위의 내용은 2023년 8월18일 송고한 [삶] 박찬종 "전두환도 김일성 만나려고 어마무시하게 노력했다" 제목의 기사에 들어 있다.

※ 박찬종은 인터뷰에서 김영삼이 아랫사람에 대한 사랑이 있었으나 지식이 부족했고, 김대중은 지식이 많았으나 인간관계에서 무미건조한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 직장에서 상사가 부하직원을 자식처럼 대한다면 리더십의 기초는 된 것이지만, 그 위에 독서와 공부를 통해 지식을 쌓아 올려야 올바른 방향으로 리드할 수 있다. 지식과 사랑만으로도 부족한 경우도 꽤 있다. 엄격함이 없으면 큰 조직을 이끌 수 없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필리핀 아이들과 한비야
2013년 필리핀 태풍 임시난민수용소 학교에서 아이들과 얘기하면서 활짝 웃는 한비야 [본인 제공]


◇ 국제구호 전문가 한비야

-- 일기는 매일 쓰나.

▲ 초등학교 때부터 일기 쓰기를 멈춘 적이 없다. 특히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에는 일기를 깊게 쓰게 됐다. 누구한테 말을 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으니 일기를 썼던 것 같다. 이제는 그 일기장들이 나의 재산 중 최고가 됐다.

-- 글을 잘 쓰는 방법은 무엇인가.

▲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는 것이 기본이다. 여기에 많이 경험하는 것을 추가하고 싶다. 내가 직접 보고 느낀 것을 체계화해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

위의 내용은 2022년 10월21일 송고한 [삶] 한비야 "천원이면 한 생명 살리는데…너무 분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 들어가 있다.

※ 한비야는 뭐든지 기록하는 습관을 지녔다. 당시의 느낌 등을 작은 종이 쪼가리에라도 적어 놓으면 나중에 자산이 된다고 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냈다. 직장 생활에서도 메모는 중요하다. 순간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아이디어를 붙잡아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탁월한 기획력은 그냥 생기지 않는다.

keun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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