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허가 기대” vs “협의가 먼저”…현대차·서울시, GBC 건설 갈등

현대자동차그룹이 공개한 서울 삼성동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 조감도.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삼성동에 짓는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조감도를 20일 공개했다. 55층 타워동 2개를 짓는 설계안이 담겼다. 현대차그룹은 “서울시의 조속한 인허가를 기대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조감도는 높이 242m의 55층 타워 2개 동과 전시·문화·편의시설로 운영될 저층부 4개 동으로 이뤄졌다. 타워동은 신재생에너지·탄소배출 저감 등 친환경 기술 및 자율주행·로보틱스·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이 건물 인프라와 융합된 하이테크 업무 시설로 건설된다. 그룹 주요 계열사가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타워동 상층부에는 강남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호텔이 각각 들어선다. 현대차그룹은 “GBC를 미래 신사업을 위한 테스트 베드이자 글로벌 기업·전문 컨설턴트·스타트업 등 입주 기업들과 협업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모빌리티 혁신 클러스터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층부 4개 동은 코엑스와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한강으로 이어지는 복합문화공간 역할을 담당한다. 설계는 영국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맡았다.

이날 공개한 조감도는 서울시 설득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105층짜리 초고층 타워를 짓겠다고 했지만, 건축비 상승과 실용성을 이유로 55층 타워 2개 동으로 설계를 변경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달 초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며 55층 설계안을 사실상 반려했다.

서울시는 현대차그룹의 조감도 공개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기존 약속을 바꾸려면 현재 시점에서 주변 경관과 환경을 고려해 다시 협의하는 게 상식”이라며 “일방적인 조감도 공개보다 합리적인 대안을 가져와 서울시와 논의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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