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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헬기 탑승자 전원 사망”...대통령 잃은 이란, 중동정세 격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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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수장과 동반 추락사
중동 전쟁 긴장 고조 우려


매일경제

헬기 추락으로 숨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AP = 연합뉴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63)이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8개월을 넘긴 가자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란 권력 2인자이자 행정부 수장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중동 정세가 큰 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이란 내각은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아무런 차질없이 국정이 운영될 것”이라며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내각은 “지칠 줄 몰랐던 아야톨라(고위 성직자가 받는 칭호) 라이시의 정신으로 국가에 대한 헌신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정부는 사망 발표 후 긴급회의를 소집했다고 CNN이 전했다.

잔해 현장에서 발견된 헬기는 심각한 파손을 입고 전소된 상태였다. 피르호세인 쿨리반드 이란 응급 의료국장은 국영 IRIB에 “헬기 탑승자들의 생존 흔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전날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 주(州)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타브리즈의 정유공장으로 이동하던 중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서 사고를 당했다. 이란 당국은 65개의 수색·구조팀을 급파했지만, 악천후와 험난한 지형으로 현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사고로 헬기에 동승했던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과 타브리즈 지역 성직자인 아야톨라 알 하솀, 말리크 라흐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를 비롯한 8명이 함께 숨졌다. 국영 IRNA 통신은 이란 현행 헌법에 따라 대통령 유고 시 제1부통령이 권한을 대행하며 50일 이내로 새 대통령을 선출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ABC방송은 라이시 대통령 사망이 중동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유력한 차기 최고 지도자였던 라이시 대통령의 부재가 이란 정치·사회 불안정을 증폭할 수 있어서다. 또 가자전쟁으로 촉발된 중동 불확실성도 높아질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협정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란은 레바논과 시리아, 이라크, 예멘, 팔레스타인에서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무장 단체를 지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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