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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음주 대사체'로 김호중 '자백' 끌어냈지만 음주 운전 처벌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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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대사체 감정 '음주 여부'만 확인…철벌은 혈중알코올 농도 따라

'위드마크 공식' 통해 혈중알코올농도 추정…법원 "인정 안하기도"

뉴스1

가수 김호중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트롯뮤직어워즈 2024'에서 '10대 가수상'을 수상한 뒤 화려한 축하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4.4.1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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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수 김예원 기자 =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가 사고 열흘 만에 음주 운전 사실을 시인한 이유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새로운 정황이 나올 때마다 변명으로 일관했던 점에 비춰보면 부인하기 힘든 정황과 증거가 나왔기 때문이란 해석에 힘이 실린다.

특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정밀 분석을 통해 음주 사실을 확인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록 사고 후 17시간 만에 이뤄진 음주 측정에서 알코올 성분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음주 대사체(신체가 알코올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가 검출됐다. 술을 마셨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게 된 셈이다.

하지만 음주 운전 처벌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과거 이창명과 크림빵 사건의 경우 구체적인 혈중알코올농도가 입증되지 않아 음주 운전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기도 했다.

◇ 김호중 '음주 대사체 검출'…정황 증거 이어 '음주' 결정적 단서

2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지난 17일 국과수로부터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으로 비춰 음주 판단 기준 이상 음주 대사체가 검출돼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통보받았다.

음주 대사체 검사는 신체가 알코올을 소화해 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틸 글루쿠로나이드, 에틸 설페이트 등 부산물을 통해 음주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술을 마신 후 72시간 이내에 검사하면 음주 여부에 대한 판독이 가능하다. 김 씨의 경우 사고가 난 후 소변 채취 시점까지는 20시간 정도 걸렸다.

다만 음주 대사체 검출로 '음주 여부'를 확인할 수는 있지만 '혈중알코올농도'까지 알아낼 수는 없다. 음주 운전 혐의가 적용되려면 사고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가 기준치(0.03%) 이상으로 확인돼야 한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형사재판 특성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엄격히 혐의를 증명해야 한다"며 "혈중알코올농도가 밝혀지지 않는다면 혐의를 입증하기 불충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필요한 압수수색도 했고, 시인하는 입장을 밝혀서 구체적 진술을 토대로 음주량을 확정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법원에서 위드마크 공식이 적용된 음주 운전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판례도 있지만 이번 건은 공식을 충분히 적용할 만하다"고 밝혔다.

◇'위드마크 공식'으로 혈중알코올농도 입증 가능할까

위드마크 공식이란 뺑소니 등으로 음주 운전자의 호흡이나 혈액으로 음주 정도를 곧바로 측정할 수 없을 때 음주 시점에서부터 시간당 평균 0.015%씩 혈중알코올농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 교통사고 당시 또는 음주 운전 단속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하는 기법이다.

이 방법은 운전자가 마신 술의 종류나 음주량, 운전자의 체중, 성별 등을 고려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한다. 그러나 사람마다 알코올 분해 능력이 다르고, 술을 마실 때 물을 얼마나 자주 마시는지, 안주를 얼마나 섭취했는지 등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야 해 부정확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2017년 방송인 이창명 씨 사건'과 '2015년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 등이 연상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창명 씨는 2016년 4월 20일 술을 마시고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앞 삼거리에서 포르셰 차량으로 교통신호기를 들이받은 후 차량을 버린 채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씨는 당시 음주 사실을 부인했으며, 법원은 '위드마크 공식에 대입한 이 씨의 음주량이 부정확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크림빵 뺑소니 사건은 2015년 1월 10일 새벽에 청주에서 크림빵을 사 들고 귀가하던 당시 29세 가장이 길을 건너다 당시 37세의 허 모 씨에 의해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한 사건이다. 법원은 당시 허 씨의 음주 운전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봤고, 뺑소니 혐의에 대해서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정경일 변호사(법무법인 엘앤엘)는 "이창명 씨의 경우 검찰이 당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 복잡하게 계산했지만, 법원은 결국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에 대해서도 "음주했다는 정황과 진술이 있었음에도 역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밝혀내지 못해 무죄가 선고 됐다"고 부연했다.

음주 운전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더라도 나머지 혐의들은 입증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아람 변호사(법무법인 SC)는 "이창명 씨의 경우 기소할 수 있는 죄명이 음주 운전밖에 없었기 때문에 무죄 판결이 나온 것"이라며 "김 씨의 경우 중앙선 침범에 의한 교통사고와 도주 부분은 확실히 인정될 가능성이 높고, 기타 정황들도 고려해 처벌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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