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3 (월)

[르포]국내서 가장 젊은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 '친환경' 탈바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92년 준공 후 2기 킬른으로 年 400만t 시멘트 생산능력 갖춰

회사, 친환경 설비 구축위해 2025년까지 총 3030억원 투자

순환자원 이송·연소, ECO발전, 염소더스트 처리등 두루 갖춰

유연탄 대체 순환자원 사용률 66%까지…"탄소중립 중요 과제"

메트로신문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월(강원도)=김승호 기자】강원도 영월 한반도 지형전망대에서 바라보면 굽이진 주천강 너머로 우리나라를 꼭 닮은 한반도 지형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그 뒤로 우뚝 솟은 굴뚝을 비롯해 공장이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이다. 자연이 빚어낸 한반도 지형과 인간이 만든 시멘트 공장은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은 듯 공존하고 있다.

"1992년 5월에 준공한 영월공장은 우리나라 시멘트 공장 가운데 가장 최근에 지어졌다. 이곳은 총 2기의 킬른을 가동해 연간 400만 톤(t)의 시멘트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장 박진규 전무의 설명이다.

가장 젊은 공장이다보니 설비도 최신식이다.

실제 '회전식 가마' 또는 '소성로'라고도 불리는 킬른의 외부며 눈에 보이는 각종 설비가 여느 시멘트 공장에 비해 유독 반짝거린다. 킬른은 시멘트의 주원료인 석회석과 부원료인 점토질, 철질원료 등을 1450℃의 초고온으로 소성해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를 만드는 핵심 장비다. 킬른의 주변에 서면 뜨거운 열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시멘트 제조 전 과정 중 소성공정에서 약 90%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고열을 만들기위해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멘트업계는 지속가능한 산업을 만들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다양한 친환경 설비를 구축, 적용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모기업인 한일시멘트와 이곳 한일현대시멘트는 지난 2021년부터 'Change and Innovation with ESG 2030'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탄소중립을 향한 발걸음을 차근차근 내딛고 있다.

한일현대 영월공장 생산관리팀 최철운 팀장은 "영월공장에만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친환경 설비 구축 등에 총 303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유연탄 대신 합성수지 등 순환자원을 연료로 대체하기위한 설비 구축 등 개보수에 1980억원, 소성과정에서 나오는 고온의 배기가스로 증기를 생산하고 이를 다시 전기로 만드는 ECO 발전 설비 구축에 1050억원을 투자한 것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영월공장은 석회석 반입→순환자원 저장→원료 저장→원료 분쇄→소성→클링커 저장→클링커 분쇄→출하 등 시멘트 제조 공정 순서에 따라 일직선으로 공간을 배치, 효율적인 레이아웃이 자랑이다. 실제로 이를 따라가면서 시멘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공장 곳곳에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친환경 설비들이 눈에 들어왔다.

유연탄 대신 합성수지 등 순환자원을 연료로 사용하기위한 시설이 대표적이다. 순환자원 연료 보관시설, 밀폐형 이송라인, 킬른의 순환자원 연소 보조 설비(파이로 로터 등)가 여기에 포함된다.

시멘트 제조를 위한 핵심 연료인 유연탄은 태우는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때문에 업계에선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이 덜한 폐플라스틱을 비롯한 합성수지 등 순환연료를 유연탄 대신 활용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순환자원 연료는 완전 연소까지 시간이 좀더 걸리는게 단점이다.

영월공장은 2호 킬른의 예열탑에 보조 연소 설비를 설치했다. '파이터 로터'로 불리는 미니 킬른을 먼저 거쳐 더 빠르고 잘 타도록 하기위해서다.

순환자원을 사용한 결과 탄소 배출량은 7.6%, 질소산화물은 11% 각각 줄었다.

박진규 공장장은 "1호 킬른의 예열탑까지 개조를 끝내면 순환자원 연료 사용률은 현재 36%에서 66%까지 늘어나게 된다"면서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인 유럽 시멘트 공장 평균(52%)보다 높은 수치"라고 전했다.

메트로신문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킬른을 거친 고온의 배기가스는 예열탑을 데우는데 사용한 뒤 밖으로 배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영월공장은 버려지는 열까지 전기를 만드는데 쓴다. 예열탑을 거친 300~400℃의 배기가스를 ECO 발전 시설로 보내 보일러를 가동하고, 여기서 나온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대기중으로 빠지는 열을 회수해 재활용하기 때문에 발전을 위한 추가 열원은 필요가 없다.

이를 통해 연간 약 14만MWh의 전기를 만든다. 이는 한 해 동안 일반 가정 4만8000여 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영월공장 전기사용량의 30% 가량을 대체한다. 특히 이에 따른 탄소 배출 저감 효과는 연간 6만4000t에 이른다.

영월공장엔 염소더스트(dust) 수세 설비도 별도로 갖추고 있다. 시멘트 소성 과정에서 염소더스트는 불가피하게 생긴다. 이를 주기적으로 제거하지 않으면 예열탑과 소성로가 고장날 수 있다. 염소더스트 수세 설비는 킬른에서 포집한 염소더스트를 모아 염화칼륨(KCI)을 만들고 이를 비료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최근에 완공해 연재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이외에도 영월공장에는 질소산화물 저감 장치(SNCR), 비산먼지 저감 설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친환경 장비도 두루 갖추고 있다. SNCR은 요소수를 분사해 미세먼지 원인인 질소산화물과 결합, 무해한 물질로 변환시키는 장치다.

또 석회석 광산에서 석회석을 채광해 공장까지 옮기는 약 8㎞ 길이의 이송로 전체를 밀폐식으로 만들어 자칫 주변 지역에 해가 될 수 있는 미세먼지 발생도 최소화했다. 국내에서 가장 젊은 시멘트공장이 미래를 위해 빠르게 '친환경'이란 옷을 갈아입고 있는 셈이다.

박진규 공장장은 "건자재 수요 감소 등 시멘트 업계가 처한 상황이 녹록치 않지만 탄소중립은 더 이상 미뤄놓을 수 없는 과제"라면서 "2018년 대비 2030년 탄소 감축율을 약 30% 목표하고 있는 등 탄소중립을 위해 앞으로도 흔들림없이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