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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 '실종'…악천후에 10시간째 수색 난항(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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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장관도 탑승, 악천후에 사고…생사불명

정부 비상회의…유고시 제1부통령이 대행

뉴스1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과 이란 국경에서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는 모습. 2024.05.19.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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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이안 이란 외무장관이 탑승한 헬기가 산악지대에 추락한 지 10시간이 경과한 가운데, 이들의 생존여부가 여전히 불명한 상태다.

이란 헌법에 따라 대통령 유고시 임시 대통령을 맡게 될 모하마드 모크베르 제1부통령과 이란혁명수비대(IRGC) 최고 사령관 등은 위기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전해진다.

알자지라와 이란 국영 IRNA통신 등을 종합하면 하메네이의 뒤를 잇는 '이란의 2인자' 라이시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과 이란 국경에서 댐 준공식에 참석한 이후 테헤란으로 복귀하다 헬기 추락 사고를 당했다.

이란 국영 언론은 라이시가 탑승한 헬리콥터가 악천후로 인해 동아제르바이잔주 브라진과 아르데리쉬 사이 디즈마르 산악 지역에서 경착륙(hard-landing)했다면서 사고 현장에 구조팀을 급파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구조대원들은 사고가 발생한 지 약 10시간이 경과한 시점까지 라이시 대통령을 여전히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락한 헬리콥터에는 라이시 대통령 이외에도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이안 이란 외무장관 등이 동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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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탑승한 헬리콥터가 19일(현지시간) 동아제르바이잔주 브라진과 아르데리쉬 사이 디즈마르 산악 지역에 불시착해 수색대원들이 수색을 벌이고 있다. 2024.05.19.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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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기 추락 10시간 만에 위치 파악…이란 정부는 비상 회의 소집

수색 당국은 사고 발생 약 10시간 만에 헬기 추락 위치를 파악,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이 사고 지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수색팀은 추락한 헬기에 탑승한 승무원 1명의 휴대전화에서 신호가 수신돼 사고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살라미 사령관은 "군 병력이 현장으로 향하고 있으며 좋은 소식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색 대원들은 험한 산세, 강추위 그리고 자욱한 안개로 수색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알자지라 등 외신은 섭씨 7도 기온에 기상이 악화하고 밤이 깊어지면서 구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구조대원들이 짙은 안개와 극심한 추위에 떨고 있다고 했다.

◇ 하메네이 "라이시 안전 기원…국정 혼란 발생 않을 것"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헬리콥터가 추락한 이후 라이시의 안전을 기원한다면서도 이번 사태로 국정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라이시 대통령의 안전을 기원하다"면서도 "사람들은 이번 사태로 이란 국정에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걱정하거나 불안해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신께서 존경하는 라이시 대통령과 그의 동료들을 국가의 품으로 돌려주시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는 이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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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추락한 헬기에 탑승하고 있던 라이시 대통령의 무사 귀환을 빌고 있다. 2024.5.20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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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대통령 유고시 부통령이 승계…50일 이내 대선 실시"

이란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유고시 모하마드 모크베르 제1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임시로 승계하게 된다.

이란 정치 서열상 국가원수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2인자인 대통령은 행정부 수장으로 간주되는데, 대통령 유고시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승인을 거쳐 현재 제1부통령을 맡고 있는 모하마드 모크베르가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게 된다.

모크베르는 미국의 제재를 받는 이란 국영기관 세타드(Setad)의 수장을 지낸 인물이다.

아울러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사망할 경우 50일 이내에 신임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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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탑승한 헬리콥터가 추락한 가운데 유고시 모하마드 모크베르 제1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임시로 승계하게 된다. 사진은 그가 2023년9월2일께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는 모습.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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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신들 "정치 과도기에 헬기 사고…혼란 가중"

외신들은 이번 헬기 추락 사고는 이란이 전례 없는 외부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발생했다며 일제히 라이시의 생사 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사고는 이란의 85세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정권 교체에 대비하고 있는 시점에 발생했다"면서 "이미 과도기를 겪고 있는 이란은 곧 한 명 이상의 지도자를 교체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라이시는 하메네이의 뒤를 이을 유력한 (최고 지도자) 후보로 거론돼 왔다. 라이시 대통령은 하메네이에게 무조건적인 충성을 보여왔고 이란 혁명수비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라이시는 이란 대통령과 최고 지도자 사이에 권력 범위를 놓고 수십 년간 이어져온 긴장 관계를 종식시킨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라이시의 헬기 추락 사건은 이란이 국내외적으로 불안정한 정세를 겪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지난 2년간 이란에서는 히잡 시위, 국내 봉기, 이란 통화 가치 폭락, 기후 변화에 따른 물 부족 현상, 1979년 이슬람 공화국 건국 이후 가장 치명적인 테러 공격을 잇따라 겪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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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10일 테헤란 한 투표소에서 총선 결선투표를 한 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4.05.10 ⓒ AFP=뉴스1 ⓒ News1 정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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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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