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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소주 7병 술자리’ 김호중 음주정황 속속...경찰 “구속영장 신청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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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트로트 가수 김호중. [사진 출처 = 스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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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하다 사고를 냈을 수 있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 운전과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혐의 입증의 결정적 증거인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이 사고 17시간 뒤에야 이뤄진 탓에 2017년 방송인 이창명씨 사건과 같이 기소되더라도 무죄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씨가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김씨가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소변 감정 결과를 받았다.

국과수는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으로 비춰 음주 판단 기준 이상 음주대사체(신체가 알코올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가 검출돼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사고 이후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17시간이 지나 경찰에 나와 음주 측정을 받았고, 사고 전에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기사를 불러 귀가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된 상황이다.

경찰은 김씨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며 ‘경찰에 대신 출석해달라’고 매니저에게 직접 요청한 녹취 파일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유흥주점에 가기 전 음식점에서 식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자리에서 일행은 주류를 곁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18일 SBS에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 저녁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식당 앞에 검은색 승용차가 멈추더니 조수석에서 유명 가수 A 씨가 내렸다. 이어 김호중이 운전석에서 내렸다.

해당 식당에서는 김호중을 포함해 모두 5명이 음식과 함께 소주 7병, 맥주 3병을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호중이 뺑소니 사고를 내기 전 이곳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김씨가 일행과 함께 술을 마셨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문제는 이러한 정황들이 혐의 입증 증거가 될 수 있냐는 점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으로 확인돼야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통상 음주 후 8∼12시간이 지나면 날숨을 통한 음주 측정으로는 음주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경찰은 마신 술의 종류와 체중 등을 계산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역추산할 최초 농도 수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장시간 행적을 감춘 운전자에게는 적용하기 어렵다.

알코올 소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대사체를 모발과 소변에서 검출해 분석하는 방법 역시 음주 여부만 확인할 수 있을 뿐 혈중알코올농도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김씨의 사건을 보고 방송인 이창명(55)씨의 교통사고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이씨는 2017년 4월 교통사고를 낸 지 9시간여 만에 경찰에 출석해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당시는 음주운전 단속 기준 혈중알코올농도가 0.05%에서 0.03%로 변경(2019년 6월)되기 전으로, 검찰은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사고 당시 이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5%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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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측정하는 경찰.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도로교통법은 김씨처럼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가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으면 ‘사고 후 미조치’ 혐의를 적용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초범이거나 인명 피해가 없으면 가벼운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음주운전을 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처벌 수위가 낮은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창명 씨 사건 이후 전 국민이 대법원 판례까지 알게 되다 보니 경찰 입장에서는 더 힘들어진 측면이 있다”며 “법원이 합리적 판단을 내려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외에는 경찰이 할 몫이 마땅히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씨 측은 “술잔에 입을 대긴 했지만 술을 마사진 않았다”며 음주 혐의를 강력 부인하고 있다.

김씨는 전일 열린 콘서트에서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에게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과 함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도 적용해 조사하고 있다. 김씨 차량과 충돌한 택시 기사는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번 사건에 김씨와 소속사 간 조직적 은폐 시도가 있었다는 점이 경찰 수사로 확인된다면 범인도피교사나 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가 추가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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