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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美 떠난 韓 이공계 인재는 안 돌아와"…산업계, 정부 적극 지원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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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리벨리온 CEO "韓 성장동력=이공계라는 국가적 드라이브 필요"

김장환 리제너스 CTO "이공계에 '기회 많다'는 희망 정부가 심어줘야"

뉴시스

[성남=뉴시스]16일 경기 성남 리벨리온 본사에서 열린 '이공계 활성화 대책 TF 4차 회의'에서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과 산업계 경영진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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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윤현성 기자 =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의 이공계 인재들은 IT 신화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커리어를 쌓고 모국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인재들에게 리로케이션 지원 패키지가 굉장히 잘 돼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심지어 학교, 연구현장으로 돌아오는 경우에도 이런 지원이 없는 수준입니다."

#"의대 정원 확대가 첨단바이오 업계에서는 상당한 위기로도 다가오고 있습니다. 좋은 인재들이 더 의대로 몰려가면 저희가 향후 육성해야 할 산업과 기술들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 큽니다. 좀 더 장기적으로 가능성을 보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정부가 마련해줘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첨단 IT 산업을 이끌고 있는 창업자, 경영진들은 이공계 산업 현장이 겪는 애로사항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젊은 이공계 인재들의 의대 쏠림 현상 등 뿐만 아니라 해외 유출 등까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다. 산업계에서는 정부가 보다 적극적·주도적으로 이공계 산업으로의 인재 유입을 촉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AI(인공지능) 반도체 스타트업 대표주자인 리벨리온의 박성현 CEO(최고경영자)는 16일 리벨리온 본사에서 열린 '이공계 활성화 대책 TF 4차 회의'에서 "한국의 성장동력이 이공계에 있다는 것, 이공계 종사자도 좋은 미래를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국가적인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CEO는 "당장 의사의 경우에는 좋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레퍼런스(사례)를 주변에서 찾아보기 쉽지만, 이공계는 이런 레퍼런스를 찾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며 "이공계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구체적으로 상징이 될 수 있는 드라이브가 걸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CEO는 본인이 학창생활을 보낸 미국의 사례 등을 들며 우리나라 이공계, 스타트업 업계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전세계 인재를 흡수하는 미국의 사례를 우리나라와 곧바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일단 미국은 이공계 창업을 하면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기 용이하고 그런 회사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며 "한국은 판교 쪽 게임회사에서만 일부 성공 분위기가 형성된 반면 미국은 '잭팟'이 계속 터지며 창업 생태계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사례 뿐만이 아니라 중국·대만·싱가포르 등의 스타트업을 보면 미국에서 커리어 쌓은 인재들이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공공·정부 차원에서 리로케이션 패키지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한국은 일부 기업이 자체적으로 하는 것 외에는 이런 지원책이 미비하고 심지어 기업이 아닌 학교로 돌아오는 경우에도 별다른 지원이 없다.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없다는 점도 절망적인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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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박성현 리벨리온 CEO(최고경영자)가 16일 경기 성남 리벨리온 본사에서 자사가 만든 AI 반도체 시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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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치료제 등 첨단바이오 기술에 중점을 두고 있는 리제너스의 김장환 CTO(최고기술책임자) 겸 창업자도 이공계와 관련 산업계 활성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CTO는 "생명공학 등의 분야에서는 어린 학생들에게 새로운 분야에 대한 가능성을 좀더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며 "사실 학생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쉬운 목표 중 하나는 '윤택한 삶'일 수 있다. 이러한 목표와 사회에 좀더 기여하고 새로운 걸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가 이공계에 많다는 희망을 정부가 앞장서서 심어줬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특히 첨단바이오 분야의 경우 상업화에 앞서 임상이 필수적인데, 그 과정이 최소 5~10년 정도 걸린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는 5~6년 기간을 두고 돌아가고, 그러다보니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정부에서도 바이오 업계의 더 도전적 가능성을 보고, 더 긴 호흡으로 어려운 난제에 도전할 수 있는 투자 기회를 부여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고 게임사 중 하나인 넥슨코리아에서 채용을 담당해 온 이경환 인재육성팀 차장은 기술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제시했다.

이 차장은 이공계에서는 인재를 볼 때 특정 분야 전문가를 뽑으려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전 분야에서 60~70점을 받는 사람과 대부분 분야에서 30~40점을 받지만 특정 분야에서 90~100점을 받는 사람이 있다면 후자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차장은 "모순적이지만 규모가 큰 기업이 작은 기업에 비해 입사하기 쉬운 경우도 많다. 대기업은 채용 시 지식·기술·태도(KSA)를 모두 살펴 지식과 기술이 부족해도 태도가 좋으면 채용하고, 내부 육성을 통해 맞춤형 인재로 성장시키는 전략이 있다"며 "반면 당장의 성과가 나야 하는 소규모 기업은 KSA를 모두 갖춘 인재가 필요하고, 그러다보니 '태도는 좋았는데 아쉽다'라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업 내부에서 이뤄지는 육성활동을 가급적 입사 이전 대부분 우수 인재들이 경험하고 지식을 쌓아올릴 수 있도록 직무 교육 지원제도 등 정부의 지원이 이뤄졌으면 한다"며 "그렇게 되면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인재들의 장점을 널리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또 이렇게 선순환 체계가 자리잡으면 기업의 인재확보에도, 우수인재들의 실력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공계 활성화 대책 TF 팀장인 이창윤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기술혁신과 창업으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기업 현장은 이공계 인재 대부분이 근무하고 있는 장소이자, 국가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최전선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앞으로 기업에 근무하는 연구원들이 우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기업 연구자가 자긍심을 가지고 사회적으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사회 문화를 조성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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