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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코스포와 함께하는 스타트업 생존방정식] 21그램 | 반려동물의 건강한 삶과 이별을 위한 서비스 “전국 네트워크 갖춘 한국의 펫코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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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양육인구 1500만 명 시대. 관련 산업의 성장곡선이 매년 가파르게 오르며 최근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반려동물 케어와 장례, 관련한 건축 사업을 진행하는 ‘21그램’이 주인공이다. 건축가였던 권신구 대표가 2014년 창업한 21그램은 반려동물과 관련한 교육과 미용, 건강검진부터 이별의 순간을 함께할 장례식장까지 말 그대로 삶과 이별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장례 서비스는 예약부터 염습, 예식, 화장과 수·분골, 봉안과 인도까지 모든 과정이 사람과 똑같이 진행되며 지난해에만 7000여 건이 진행됐다. 권 대표는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하게 되면서 만남과 함께 이별을 준비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전국적인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보호자가 1시간 내에 21그램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매일경제

권신구 21그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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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is
1982년생. 경희대 건축학과와 건축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2014년 21그램을 공동창업하고, 2021년 대한민국 동물복지대상,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반려동물과의 이별, 미리 준비해야
Q 한창 바쁘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지내십니까.

A 현재는 반려동물 장례식장인 ‘21그램’ 직영점 확장과 반려견 유치원 ‘우쭈쭈플렉스’ 가맹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21그램은 어떤 기업입니까. 기업명부터 의미심장한데요.

A 반려동물과 보호자의 건강한 삶과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은 가축에서 애완동물로 불렸고 이제는 가족의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있어요. 이러한 변화에 맞춰 ‘모습은 다르지만 영혼의 무게는 같다’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Q 반려동물에 집중하게 된 이유라면.

A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건축가로 일하다 2013년에 반려동물 장례식장 설계를 제안받았어요. 반려견을 키우곤 있었지만 그때까지 장례식장에 가보지 못했거든요. 막상 접해보니 당시엔 굉장히 열악했습니다. 제 건축지식과 관련 서비스를 녹이면 새로운 문화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듬해 창업을 했지요.

Q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됩니까.

A 미리 정보를 알아보고 장례 브랜드를 선택하는 보호자가 하나둘 늘고 있어요. 하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면 두렵고 혼란스럽기 마련이죠. 21그램은 보호자를 돕기 위해 전문 상담사를 통한 장례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00% 예약제죠. 원하는 일자와 시간, 지점을 정하시면 예약이 확정됩니다. 장례식장에 방문하면 담당 장례지도사가 배정되고, 보호자가 원하는 방향에 따라 장례 상품 선택을 도와드립니다. 반려동물과 인사를 나눌 수 있는 단독 추모실이 제공되고 원하는 만큼 시간을 드립니다. 이후에 화장이 진행되고 수골과 분골을 거쳐 보호자에게 인도되죠. 수목장, 납골당, 추모보석 제작 등 추모방법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Q 반려동물 장례식장은 현재 허가제로 변경됐는데.

A 지난해부터 신고제에서 허가제가 됐습니다. 사실 기존에는 건축법상 제약이 없었어요. 예를 들어 창고나 일반 근린생활시설에서도 동물장묘업 등록을 하고 장례식장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거죠. 현재는 환경문제 등으로 관련 건축법이 사람과 동일해졌습니다.

Q 이용자들이 꽤 많을 것 같습니다.

A 현재 경기 광주 1호점과 천안 아산 2호점에서 지난해에만 7000여 건의 장례를 진행했어요. 하루 평균 20여건의 장례식에 100명 이상의 보호자가 찾고 있습니다. 올해 남양주 3호점을 열었는데, 이곳에서도 3월에만 750건의 장례가 진행됐습니다. 올 한 해는 1만 건의 장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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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쭈쭈케어센터 역삼 1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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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14년에 창업했으니 10년째인데, 창업 초기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을 법한데요.

A 창업했을 땐 보호자에게 장례식장 소개서를 드리면 굉장히 안 좋아했어요. 재수 없다고 기분 나빠하셨죠. 요즘엔 여긴 어디냐고 먼저 묻습니다. 노령견을 키우는 보호자들은 이미 죽음을 알고 있다고 합니다. 해야 될 일이라는 걸 아는 수준까지 바뀐 거죠.

Q 관련한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습니다.

A 반려동물과 이별한 후 뒷산이나 공터, 앞마당에 묻어주는 분들이 있는데, 법적으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나 사스 등이 동물 사체에서 기인한 전염병이거든요. 하지만 아직 철저한 관리와는 거리가 있지요. 어떤 분은 불법이란 걸 알았지만 늘 산책하던 공원에서 함께하고 싶어 몰래 모종삽으로 묻어줬는데, 다음 날 와보니 길고양이가 다 파헤쳐 놓은 거예요. 저희에게 다시 장례를 해줄 수 있냐고 물으시더군요. 사실 이런 경우가 꽤 여러 번이에요. 일종의 캠페인이 필요한 시점인데, 저희도 생각 중입니다.

공간 건축부터 운영까지 직접 진행
Q 사업영역이 장례, 케어, 건축 사업으로 세분화됐는데요. 서로 어떤 연관이 있는 겁니까.

A 저희 사업은 효율적이고 최적화된 공간과 양질의 서비스, 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이 중요한데요. 건축과 자격증 사업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직접 장례와 케어 관련 공간을 짓고 서비스를 마련하는 식이죠.

Q 자격증 사업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입니까.

A 사실 국내 반려동물 장례지도사의 경우 관련한 자격증이 굉장히 많습니다. 국가에서 관리하는 영역이 아니다보니 변별력이 부족하죠. 저희가 자체적으로 양성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장례지도사로 입사하게 되면 약 3개월간 장례식장에서 근무하며 교육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단계별로 인증을 거치고 이 과정을 통과한 분들만 보호자를 상대할 수 있는, 일종의 계급 시스템이죠. 케어 분야도 민간 자격증을 받았는데, 훈련사나 마사지사의 경우는 미국에서 인스트럭터도 받았습니다.

Q 현재(인터뷰가 진행 중인) 이곳이 우쭈쭈케어센터죠? 시설이 좋아서 놀랐습니다.

A 역삼에 1호점이 있고 합정에 2호점이 있어요. 교육과휴식을 제공하는 호텔부터 뛰어놀 수 있는 루프톱, 수영장, 프리미엄 미용&스파시설, 국내 최초의 반려견 건강검진센터를 갖추고 있습니다. 최근엔 인천공항에서 5분 거리인 을왕리 더위크앤리조트에 ‘더우프앤펫호텔’을 개장했는데요. 호텔리어와 함께 만든 반려견 호텔이에요. 이곳도 저희가 직접 디자인해 시공에 참여했고, 운영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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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A 현재 국내 반려동물 연관 사업의 규모는 약 8조원이에요. 최근 정부에서 2027년까지 15조원 시장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1인 가족과 딩크족이 늘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반려동물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방증이죠. 실제로 지난해 강아지 유모차가 일반 유모차 판매율을 넘어섰다고 하더군요.

Q 글로벌 시장과 비교한다면.

A 반려동물 산업이 훨씬 앞선 미국의 경우 나스닥 상장사인 펫코(Petco)가 가장 유명합니다. 이 회사 한 곳의 매출이 8조7000억원이니 국내 시장보다 큰 셈이죠. 미국은 이미 오프라인 기반의 멤버십 서비스가 활성화돼 있습니다. 저희 같은 반려동물센터가 미국 전역에 1400여 개가 있거든요. 이걸 기반으로 온라인 커머스도 함께 진행하는 거죠. 저희도 이 방향으로 가려고 준비하고 있고요.

동남아 등 해외 진출도 기획 중
Q 성장이 예상되는 산업군엔 경쟁자가 있기 마련인데요.

A 국내 반려동물 산업은 그동안 온라인 커머스가 시장을 주도했어요. 펫푸드나 용품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도 하고, 관련한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진출도 활발합니다. 그런데 저희가 사업을 진행 중인 오프라인 시장은 아직 개인 자영업의 영역이에요. 오프라인 서비스 영역에서 전문성 있고 신뢰받는 브랜드가 되는 게 우선의 목표죠.

Q 누적 투자금이 150억원에 달한다고 들었습니다.

A GS리테일, 코웨이, SBS,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대기업이 주요 투자자예요.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과 미래에 이견이 있는 분은 없습니다. 오프라인 사업은 난도가 꽤 높은데요. 특히 장례 사업은 인허가와 환경규제, 민원 등 까다로운 규제와 관심을 받게 마련이죠. 케어 사업도 마찬가집니다. 육아 산업과 비슷하게 보호자의 눈높이가 매일 높아지고 있고 크고 작은 사고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프로세스가 중요하죠. 그동안 21그램은 가장 난도 높은 두 분야에 집중해왔고, 바로 그 점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 해외 진출도 기대되는데요.

A 일단 저희의 장례와 사업 모델이 아시아에선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우선 동남아 시장, 그 중에서 베트남을 지켜보고 있어요.

Q 각 사업 분야의 올해 목표라면.

A 올해는 장례와 케어 사업의 지점 확장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먼저 반려동물 장례식장 21그램은 현재 남양주, 경기 광주, 천안에서 3개 지점을 운영 중인데, 올해 말까지 약 10개, 내년까지 약 15개 정도 전국 확장에 나설 계획이에요. 국내 모든 반려동물 보호자분들이 1시간 안에 접근할 수 있는 반려동물 장례식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목표죠. 케어 사업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우쭈쭈플렉스’라는 반려견 유치원 가맹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Q 스타트업의 목표 중 하나는 매각이나 상장이라던데.

A 현재로선 상장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올해 장례식장을 늘리고 가맹 사업을 활성화해 탄탄한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이 분야의 국내 첫 상장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안재형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4호 (2024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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