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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푸틴 방중, 중러관계 시험대"…中, 美와 러 사이 균형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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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SCMP "러와 공조 강화 중요하지만 경제 발전 위해선 美와 관계 개선도 중요"

전문가들 "中, '러와 전략적 관계 유지-미국과 대결 회피' 사이 균형 취할 수도"

연합뉴스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
[홍콩 SCMP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빈 방문차 16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가운데, 그의 방중이 중국과 러시아 관계 시험대가 될 것이란 홍콩 매체의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자 기사에서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중국이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중러 관계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우선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중을 통해 양국은 점점 커지는 지정학적 동맹 강화와 양국 정상간 '깊은 우정'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분석가들은 이 점이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 관계의 한계를 드러낼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3년 차를 맞은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타격을 받고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상황에서 점점 중국에 가까워지고 있다.

분석가들은 "푸틴 대통령은 방중 기간 양국의 '무제한' 파트너십에 대한 약속을 확보하기 위해 열심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싱크탱크 해군분석센터(CNA)의 엘리자베스 위스닉 선임연구원은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 이번 방문은 개인 여행이 제한되고 국제적, 경제적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중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여전히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 입장은 러시아와는 다르다는 게 신문의 판단이다.

SCMP는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서방 제재를 피하면서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우크라전과 관련한 미국의 새로운 대중 제재 위협 속에서 서방과의 대결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와 미국 간의 관계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짚었다.

현재 미국은 중국이 본토나 홍콩 기업 등을 통해 군사적으로 전용 가능한 이중용도 품목을 러시아로 수출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돕고 있다고 의심하며 제재를 가하면서 즉각적인 수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 극동연방대학교의 아르템 루킨 부교수는 미국의 이같은 요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립적'이라는 중국의 주장을 시험하는 것이라며 "공작기계, 트럭, 칩, 위성 영상 등 광범위한 제품과 서비스가 본질적으로 이중 용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입장에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러시아에 전면적인 금수조치를 취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루킨 부교수는 "만약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 러시아에 최후통첩한다면 중국과 러시아 간 무역이 상당 부분 중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지난해 무역액이 사상 최고치인 2천401억 달러(약 324조원)를 기록할 정도로 경제 협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올해 중국의 대러시아 수출은 미국이 중국 은행과 기업들을 겨냥한 제재를 확대하고 나섬에 따라 급감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중국 인민대 중양금융연구원이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등의 제재가 가중되면서 지난 3월까지 중러 간 무역대금 결제의 약 80%가 중단됐다.

중국으로서는 미국 견제에 맞서 러시아와의 공조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중국을 상대로 첨단 기술 접근을 막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미국과 관계 개선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양측 사이에서 딜레마에 처한 중국이 앞으로 이런 점을 모두 고려해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루킨 부교수는 "중국은 공개적으로 미국을 무시하거나 미국의 요구를 완전히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러시아와의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과 미국과의 대결을 피하는 것 사이에 어느 정도 균형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사회과학원의 중앙아시아 전문가 리리판은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서로가 필요하지만, 각자의 핵심 이익으로 간주되는 많은 문제에 대해 반드시 의견을 일치시킬 필요는 없다"며 중국이 러시아가 원하는 만큼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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