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과 비교해도 외식 물가 18.0% 폭증
원자재 가격 상승에 너도 나도 메뉴판 갈이
‘더 오른다’ 삼겹살 1인분 2만원 시대 코 앞
서울 명동 시내 한 식당 앞에 짜장면 등 음식 가격표가 게시되어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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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A씨는 최근 네이버에 등록된 메뉴 사진을 보고 식당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2년 전 올라온 메뉴판 가격 보다 최소 20%이상씩 비쌌기 때문이다. 검은색 네임펜으로 가격을 고친 자국이 선명했다. 식당 주인에게 물어보니 원자재 물가 상승에 최근 2년 사이 메뉴판을 벌써 2번이나 고쳤다고 했다. 그럼에도 상승한 인건비·임대료를 감안하면 마진은 더 줄었다고 덧붙였다. 가격을 더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외식 소비자물가지수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비 20%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가통계포털(KOSIS)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4월 외식 소비자물가는 2019년 4월 대비 21.7% 올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30% 이상 오른 품목도 다수였다. 갈비탕(31.0%), 김밥(36.0%), 떡볶이(31.7%) 등이다.
코로나19를 이겨내면서 저금리와 확장재정, 공급망 이슈 등으로 물가는 최근 3년 사이 가파르게 올랐다. 그러나 외식물가 상승세는 이를 감안해도 거세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4.6%였다. 외식물가 상승세가 총지수 보다 7%포인트 이상 더 높다.
최근 통계를 살펴봐도 외식 물가 상승률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을 웃돌았다. 4월 외식 물가 상승률은 3.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2.9%)보다 0.1%포인트 높다. 벌써 35개월째다.
특히 물가 상승세는 최근 3년 사이에 집중됐다. 4월 외식물가는 지난 2021년 4월과 비교하면 18.0% 상승했다. 10%씩 2년 연속 가격을 올린 식당이 주변에 수두룩해야 나올 수 있는 통계 수치다.
식당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원자재 물가가 폭등하는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물가 오름세를 농축수산물이 주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쉽다. 김 가격이 오르는데 김밥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김 물가 상승률은 10.0%로 전체 소비자물가 평균(2.9%)의 3.4배였다. 지난해 2월(11.8%)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높다. 농축수산물 전체 물가도 1년 전보다 10.6% 상승했다. 농산물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0.76%포인트에 달했다. 2.9% 중 0.76%포인트를 농산물이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외식을 비롯한 개인서비스도 물가를 0.95%포인트 높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3년 전 가격과는 앞자리부터 달라진 메뉴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삼겹살(200g) 가격은 1만9981원을 기록했다. 2만원 돌파가 코 앞이다. 3000~4000원하던 소주·맥주는 진작에 씨가 말라 대부분 5000원 이상을 받고 있다.
앞으로도 외식 물가가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외식·식품·유통가에선 제품 가격 인상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는 지난 15일 배달 수수료와 인건비, 임대료 상승을 이유로 치킨 9개 제품 가격을 일제히 1900원씩 인상했다. 글로벌 치킨 브랜드 파파이스도 치킨, 샌드위치(버거), 디저트류, 음료 등의 가격을 평균 4%(100∼800원) 가량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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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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