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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누구 말이 맞나요"…신통기획 철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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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봉·답십리동 등지서 신통기획 추진 반대 목소리

구로·동대문구 "정비계획 수립 후 철회 검토 가능해"

서대문구 "수립 전이지만 반대 의견 많아 재검토 착수"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후보지에서 사업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통기획 후보지 선정 철회에 대한 기준이 불명확해 주민들 사이 갈등이 생겨나고 주민과 구청간 불협화음마저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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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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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115번지와 동대문구 답십리동 471번지 일대(간데메공원) 일부 주민들은 각 구청에 신통기획 후보지 선정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곳 모두 반대 의사를 표명한 주민이 전체 토지등소유자의 20%가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월 22일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일부 변경 고시하며 정비사업 수립단계에서 주민들이 반대한다면 사업 입안을 재검토하거나 취소할 수 있는 요건을 제시했다. 주민공람 당시 '토지등소유자 반대 20% 이상이면 입안 재검토, 25% 이상이거나 토지면적의 2분의 1 이상이면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고시 적용을 두고 구청과 주민 사이 갈등이 더 커지고 있다. 서울시 고시는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 적용되는데, 정비계획 전인 두 사업지는 고시의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해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신통기획 사업은 신통기획이 확정된 후 구청이 정비계획을 수립한다. 이후 정비계획 수립에 대한 주민 동의 50%를 얻으면 서울시가 해당 정비계획을 입안한다.

현재 가리봉동 115번지 일대와 답십리동 471번지는 정비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가리봉 115번지 일대는 지난 1월 신통기획이 확정된 후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답십리동 471번지 일대는 2022년 12월 서울시가 신통기획 재개발사업 후보지로 선정한 후 신통기획안을 마련하고 있다.

각 구청은 정비계획 수립 이전 상태인 두 사업지에서는 서울시의 고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비계획 수립 전에는 정확한 토지등 소유자를 파악할 수 없어 반대 주민의 비율을 추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동대문구청 관계자는 "답십리동 471번지 일대는 신통기획안 마련 전이라 서울시 고시를 적용하기 어렵다"면서 "향후 신통기획안이 나온 후 주민 동향과 지역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신통기획 후보지는 정비계획 수립 전 단계인 만큼 신통기획 확정 이후 토지등 소유자가 변경됐을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아직 정확한 구역 내 토지등 소유자가 수가 확인되지 않아 반대 주민 비율을 확인하기 어려운데, 토지등 소유자들의 반대 추세를 일정 부분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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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좌동 337-8일대 거리에 신통기획 재개발사업을 반대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사진=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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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구청의 설명에도 신통기획 철회 검토나 철회 등에 대한 기준을 명확하게 어떤 경우 적용할 수 있는지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정비계획 입안 전에는 주민 반대 비율을 각 구청의 판단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으로 인해 주민들과 구청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서대문구의 경우는 또 구로구나 동대문구와는 또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서대문구는 남가좌동 337-8 일대 주민 반대 의견을 수렴한 후 입안 재검토에 나선 것이다. 남가좌동 일대는 2022년 12월 신통기획 재개발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후 신통기획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 반대가 25%를 넘어서자 서대문구청에서는 서울시 고시를 참고해 사업 재검토에 나섰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주민 반대가 25% 정도에 달해 사업에 대한 의견을 재수렴하고 있다"면서 "지난 2월 서울시가 발표한 고시의 기준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구청마다 다른 신통기획 후보지 철회 기준에 일부 사업지에서는 관할 구청에서 주민 반대를 무시하고 사업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구로구청에 신통기획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는 주민 A씨는 "지역이 신통기획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인근 지역이 슬럼화되고 있다"면서 "구역 내 20%가 넘는 주민이 반대 의사를 제출하는 등 주민들이 신통기획 정비사업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구청에서는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거나 최대한 많은 반대 의사를 모아오라는 입장만 되풀이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신통기획 후보지로 등록을 할 때는 주민 동의율 30%를 추산해 후보지로 지정했는데 후보지 철회를 하려 하니 토지등 소유자에 대한 기준이 없다고 하니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행정을 하는 것 같다"면서 "구청에서 정확히 몇명의 반대가 필요한지조차 말해주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사업 입안권자인 구청이 판단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2월 고시한 내용은 현행법상 사업 입안권자인 구청이 종합적으로 판단을 해서 향후 사업 추진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면서 "구청에서 후보지 신청을 한 만큼 철회 또한 구청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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