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1 (토)

캐나다 첫 노벨문학상 수상 앨리슨 먼로 타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캐나다 국적으로 노벨문학상을 처음으로 수상했던 작가 앨리슨 먼로.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단편 작가로도, 캐나다 국적 작가로도, 첫 노벨문학상을 받은 앨리스 먼로가 타계했다. 향년 92.



미국 에이피(AP)통신, 캐나다 시비시(CBC) 등은 앨리스 먼로가 지난 13일 저녁(현지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포트호프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먼로는 지난 10여년 동안 치매를 앓아왔다고 전해진다. 2013년 초 사실상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1931년 7월 캐나다 온타리오 서남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먼로는 웨스턴온타리오대 재학 중 첫 단편 ‘그림자의 차원’을 발표(1950)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소싯적 캐나다 여성 소설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나 영국의 작가 찰스 디킨스, 시인 알프레드 테니슨 등의 작품에 매료된 독서광이었고, 10대 때부터 습작했다. 1968년 첫 소설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으로 캐나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총독문학상을 받았고, 러시아 대문호이자 단편 작가인 안톤 체호프에 견줘지기 시작했다. 1978년 ‘너는 네가 누구라고 생각해’, 1986년 ‘사랑의 경과’까지 총독문학상만 세 차례 받았다. 그의 작품 중에선 소설 ‘곰이 산을 넘어오다’가 처음 영화(‘어웨이 프롬 허’, 2006)로 제작됐다.



2012년 ‘디어 라이프’를 자신의 마지막 작품으로 발표한 이듬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노벨 문학위원회는 당시 “현대 단편소설의 거장”으로 먼로를 이르며 “투명함과 정신적인 리얼리즘을 특징으로 아름답게 정제된 스토리텔링 기법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당시 작가는 “노벨문학상은 아마도 이뤄질 것 같지 않았던 수많은 몽상 중 하나였다”며 “단편소설에 있어서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퀘벡 출신의 미국 작가 솔 벨로가 노벨문학상(1976)을 받긴 했으나, 캐나다 국적자로는 먼로가 처음이고 지금껏 유일하다. ‘영문학의 변방’인 캐나다에 안긴 영광에 당시 온 나라가 열광했다. 하지만 이미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오헨리상 등을 받았고, 2009년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는 등 캐나다를 대표하는 세계 작가로 매김해왔다. 그의 작품은 캐나다 작은 마을 배경의 평이한 삶, 여성에 대한 섬세한 시선과 통찰을 주된 특징으로 구현해온 터, 더덜없이 캐나다에 의한, 캐나다의 작가로 불려온 까닭이다.



캐나다 총리 저스틴 트뤼도는 “앨리스 먼로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이야기꾼 중 한 명”이라며 “삶과 우정, 인간관계에 관한 그녀의 단편소설은 독자들에게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자랑스러운 캐나다인으로 놀라운 유산을 남겼다”고 공식 애도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한겨레 서포터즈 벗 3주년 굿즈이벤트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기획] 누구나 한번은 1인가구가 된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