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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치킨값 더 올리는 거 아냐?…올리브유까지 가격 30%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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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국제 올리브유 가격 추이/그래픽=김다나


이상 기후로 올리브유 가격이 세계적으로 급등하면서 이를 원료로 쓰는 치킨 등 외식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15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 1분기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톤당 1만88달러를 기록했다. 톤당 가격이 1만 달러를 넘어선 건 분기 기준 처음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70.2% 올랐다.

올리브유 가격은 최대 생산국인 스페인 내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지난해부터 급등했다. 스페인은 전 세계 올리브유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데 1월 기온이 섭씨 30도까지 오르는 등 고온과 가뭄, 산불이 겹치면서 올리브 나무의 40%가 손실된 상황이다. 지난해 스페인의 올리브유 생산량은 66만t가량으로 평년 생산량(160만t)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식품사들은 이달 초부터 B2C로 판매하는 올리브유의 가격을 올렸다. CJ제일제당은 이달 초부터 대형마트,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백설 압착 올리브유'를 30% 정도, 샘표는 대형마트에서 파는 올리브유의 가격을 평균 14% 인상했다. 동원F&B도 이달 내로 올리브유 가격을 30%가량 올릴 예정이다.

이러한 올리브유 인상 흐름은 외식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리브유는 치킨을 비롯한 튀김, 면 요리 등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쓰여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치킨 한 마리를 튀기는데 들어가는 올리브유값을 평균 3000원선으로 보는데 지난해부터 7000원대로 뛴 상황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유를 원산지 판매상에게 수입한 뒤 가공해 쓰거나 일부 국내 제조사에 산다"며 "B2C 제품과 달리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계약 시기마다 달라져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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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1년 사이 70% 상승한 13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올리브유가 진열돼 있다. 올리브유 가격이 단기간 비정상적으로 급등함에 따라 CJ제일제당, 샘표는 주요 대형마트에 판매되는 올리브유 가격을 30% 이상 올렸다. 2024.5.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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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제너시스 BBQ는 전량 스페인산 올리브유를 사용하다가 지난해 10월부터 올리브유 50%와 해바라기유를 49.9% 혼합한 'BBQ 블렌딩 올리브오일'을 도입했다. 제너시스 BBQ는 최근 올리브유 가격 급등세에 따라 치킨값을 올리거나 올리브유 함유율을 낮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리브유 작황 부진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가 압박은 커질 전망이다. 이상 기후로 생산지의 올리브 나무가 황폐화된 가운데 나무 특성상 새 열매를 수확하려면 10년 이상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전 수준의 가격으로 돌아가긴 어려워 가격 조정을 할 수밖에 없단 설명이다.

외식 프랜차이즈사 관계자는 "옥수수나 콩기름, 팜유는 올해 작황이 안 좋더라도 내년에 생산량을 늘릴 수 있지만 올리브 나무는 그렇지 않아서 예전 시세로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올리브유는 트랜스 지방이 적고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어 이를 다른 기름으로 아예 바꿀 순 없고 함량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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