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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지난해 여름 덥다덥다 했더니…네이처 “2천년 만에 가장 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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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무더위가 이어지던 지난해 8월2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건설노조 폭염 기자회견’에서 한 참석자가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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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이 2천년 만에 가장 더운 여름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23년이 기록상 가장 더운 해였다는 평가는 세계기상기구(WMO) 등의 관측으로 이미 나와 있었다. 하지만 이 평가에 포함된 기간은 일관성이 떨어지고, 초기 기온계측 기록이 있는 19세기 중반 이후 2백년이 채 안 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대학교의 과학자들은 나무의 나이테에 담긴 과거 기후정보를 활용해 기온 추정 범위를 2천년 전까지 확장했다. 이를 통해 2023년 여름이 지난 2천년 사이 북반구에서 가장 더운 여름이었으며, 같은 기간 가장 추웠던 536년 여름보다 거의 4도나 더 따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15일 저명 과학저널 ‘네이처’에 보고된 이 연구 결과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의 온난화 억제 목표선이 이미 지난해 여름 북반구에서는 이미 무너졌음도 보여준다. 파리기후협정은 온난화에 따른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에 연구자들이 지금까지 알려진 19세기 기온 기준선을 나이테 연구로 보정해 적용했더니 지난해 북반구 여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 여름 평균기온보다 2.07도 높았던 것으로 계산됐다.



이들이 나이테를 연구한 것은 나이테에 과거 기온에 대한 연도별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나무가 성장할 때 날씨가 추우면 나이테의 간격이 조밀해지고, 따뜻하면 성글어져 과거 기후를 추정할 수 있다. 나이테를 통해 이들은 6세기의 소빙하기와 19세기 초의 소빙하기 등 지난 2천년 사이에 특히 기온이 낮았던 시기가 대규모 화산 폭발에 이어졌음을 알아냈다. 화산에서 성층권으로 분출된 막대한 양의 황 성분 먼지가 햇빛을 가려 지표면 냉각 효과를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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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테 자료에서 특히 따뜻했던 것으로 분석된 시기는 대부분 엘니뇨 현상이 발생한 시기와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도 부근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엘니뇨 현상은 17세기에 어부들에 의해 처음 관측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나이테 자료를 통해 보면 훨씬 더 오래전부터 관찰 가능하다는 얘기다.



연구 논문 공동 저자인 울프 번트겐 케임브리지대 교수(지리학과)는 대학이 배포한 연구 소개 보도자료에서 “긴 역사를 살펴보면 최근 지구 온난화가 얼마나 극적인지 알 수 있다. 2023년은 매우 더운 해였는데,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는 한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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