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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한국 “민주주의 국가 협력”, 중국 “보호무역 함께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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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조태열(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 겸 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이 1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산책을 하며 대화를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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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로서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조했고, 중국은 “보호 무역주의에 대한 공동 반대”를 요구했다. 미국이 최근 중국과 벌이는 무역 마찰 등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입장 차이가 드러난 장면이다.



중국을 방문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5시(현지시각)부터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 겸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만찬을 겸하며 4시간여 동안 회담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이뤄진 한국 외교수장의 베이징 방문이고, 오는 26~28일 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만큼, 두 수장이 긴 시간 동안 한·중 간에 존재하는 문제의 상당 부분을 논의 탁자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두 수장은 양국간 협력과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얘기했지만, 세부적으로 서로 다른 요구를 내놨다. 목표 지점은 같지만, 가는 길이 서로 다른 것이다.



조 장관은 이날 회담 모두 발언에서 “민주주의 국가로서 우리는 분명한 원칙과 기준을 바탕으로 사안별, 분야별로 균형 감각을 갖고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체제상 중국과 다른 민주주의 국가이며, 미국·일본 등과의 협력은 이런 가치가 공유된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이어 “지난 몇 년간 악화된 양 국민의 상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역지사지 자세로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가운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공감대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국이 처한 다른 상황을 인정하고, 가능한 분야부터 협력을 시작하자는 것이다.



한국이 민주주의를 들고 나온 것과 달리, 중국은 보호무역 반대와 자유무역 시스템 유지를 강조했다. 왕 부장은 이날 회담에서 “쌍방은 협력을 심화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장기적인 파트너가 돼야 한다”며 “함께 보호무역 주의를 반대하고 국제 자유무역 시스템을 지키며 생산·공급망의 안정적이고 원활한 흐름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 등에 대해 고율 관세 부과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한국이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이다.



왕 부장은 또 “한국 쪽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문제를 적절하고 신중하게 처리하며,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미국 방문 등에 앞서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를 언급한 것 등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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