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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캄보디아로 도주한 ‘드럼통 살인범’...3시간 10분 작전 끝에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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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11일 태국 파타야의 한 호수에서 태국 경찰이 시멘트로 채워진 플라스틱 드럼통을 건져 올리고 있다. 이 드럼통 안에서 한국인 A(34)씨의 시신이 나왔다./파타야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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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파타야에서 발생한 한국인 살인사건의 도주 피의자 중 1명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추가로 붙잡혔다. 일당 3명 중 2명이 검거됐다.

경찰청은 파타야에서 공범 2명과 함께 30대 한국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한국인 이모(20대)씨를 14일 오전 0시 10분(한국 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경찰주재관과 현지 경찰의 공조를 통해 검거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이씨가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에 파견된 경찰주재관들과 함께 주재국에 대한 첩보를 수집해 추적했다. 또 인터폴에 긴급요청해 이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은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전날 오후 9시쯤 이씨로 보이는 한국인이 프놈펜의 한 숙소에 묵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캄보디아 주재관이 현지 경찰과 함께 검거 작전에 나서 이날 0시 10분쯤 프놈펜 한 숙박업소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현재 이씨는 캄보디아 경찰에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은 캄보디아 및 태국 경찰청과 피의자의 국내 송환을 협의할 계획이다. 경찰은 태국에서 출국 기록이 없는 또 다른 공범 1명에 대한 추적도 계속하고 있다. 경찰은 태국이 아닌 주변국으로 밀입국 했을 가능성 등을 열어두고 현지 경찰과 공조해 수사를 하고 있다.

앞서 경남경찰청은 지난 12일 오후 7시 46분쯤 전북 정읍 한 주거지에서 20대 공범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이씨 등 3명은 지난달 30일 태국 파타야에 입국한 30대 한국인 A씨를 이달 초 살해한 후 플라스틱 통에 넣어 시멘트를 채운 뒤 파타야의 한 호수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실종 사실은 지난 7일 그의 어머니가 “모르는 남자가 아들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 와 ‘A씨가 불법 마약을 물속에 버려 피해를 입혔으니 8일 오전 8시까지 300만밧(약 1억1200만원)을 몸값으로 가져오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태국 한국 대사관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대사관의 공조 요청을 받고 태국 경찰은 수사팀을 꾸려 A씨의 행방을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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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A씨가 2차 조사를 위해 13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로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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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과정에서 태국 경찰은 “지난 2일 방콕 후아이쾅의 한 술집에서 마지막으로 봤다”는 목격자를 찾았고, 이 진술을 토대로 목격 장소 주변의 방범 카메라(CCTV) 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에 따르면 지난 3일 새벽 2시쯤 한국인 남성 2명이 흰 티셔츠를 입은 A씨를 차량에 태우고 파타야 방향으로 떠나는 모습이 찍혔다. 이어 이들은 트럭으로 갈아탄 뒤 파타야 마프라찬 호수 인근에서 숙소를 빌리는 모습도 확인됐다. 범행에 쓰인 차량 2대 모두 렌터카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A씨를 태운 트럭은 이튿날(4일) 오후 9시쯤 검은색 천이 덮인 채로 숙소를 빠져나갔다. 태국 경찰은 “이들이 숙소 밖으로 나가 검은색 플라스틱 통과 밧줄을 산 뒤, 마프라찬 호수 인근에 1시간 동안 차를 세워두다가 숙소로 돌아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호수에 잠수부를 투입해 수심 3m 지점에서 시신이 담겨 있는 검은색 플라스틱 통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A씨 시신은 손가락 열 개가 모두 잘려진 상태였다. 현지 경찰은 고문 또는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기 위한 행위로 추정했다.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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