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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광고판 차량 사진 보고 급정거"···中, 잇따르는 황당 전기차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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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車로 인식해 급정거 후 추돌

업체 측은 고작 75만원 보상 제안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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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광고판의 차량을 실제 차량으로 오인해 운행 도중 차량이 멈춰서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전 세계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들이 최근 잇따른 사고로 인해 안전성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최근 후베이성 상양시의 한 리샹(리오토) L9 운전자는 자율주행 기능을 켜고 운전하다가 차량이 주행 중에 광고판의 픽업트럭 사진을 감지한 후 갑자기 급정거해 뒷차가 추돌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후 교통경찰은 차량 소유주가 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진다고 결정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리샹 L9 프로 모델은 자율주행 보조기능인 ‘고속도로 자율주행(NOA)’ 기능을 실현할 수 있는 스마트 드라이빙 AD 프로를 탑재하고 10개의 카메라, 12개의 초음파 레이더, 1개의 밀리미터파 레이더가 장착돼 있다. 최근 열린 베이징모터쇼에서 리샹은 스마트 드라이빙 AD 프로와 AD 맥스 플랫폼의 전면적인 진화가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같은 기능 개선에도 이번 사고는 전방 광고판에 있는 트럭을 실제 차량으로 잘못 인식한 황당한 사고였다. 사고에 대해 리샹은 소유자에게 4000위안(약 75만원)의 보상금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소유자는 사고의 주요 원인이 차량 때문이지 부적절한 운전이 아니기 때문에 리샹에 2만위안(약 377만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5월에도 쓰촨성 간쯔의 한 운전자는 리샹 L7을 운전하다가 도로에서 갑자기 속도가 시속 80km에서 20km로 느려져 직접 정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도로에는 아무런 장애물이 없었고 출발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의 광고판이 있었다고 운전자는 전했다. 차량 소유주는 리샹에 연락했고, 공식적으로 이 사고가 시스템이 광고판에서 출발을 준비하는 인물을 길 한가운데 있는 실제 사람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급정거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샤오펑(엑스펑), 웨이라이(니오), 화웨이 제휴 차량, 테슬라 등도 모두 지능형 보조 운전 시스템 문제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한 자율주행 분야 전문가는 “현재 주류인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주로 카메라와 밀리미터파를 사용해 감지한다”며 “카메라의 단점은 인식 정확도가 낮아 하늘색과 가까운 물체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밀리미터파 레이더는 인식 정확도는 높지만 정지된 물체에 대한 민감도가 낮고 플라스틱, 옷감 등 재질의 물체를 정확하게 식별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지능형 주행 보조 시스템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고 이 전문가는 밝혔다.

한편 최근 중국에선 전기차의 잇따른 사고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산시성 윈청시 인근 고속도로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 아이토(AITO)의 SUV M7이 앞서 달리던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사고 직후 차량은 폭발과 함께 불길에 휩싸였고 차에 타고 있던 일가족 3명이 사망했다. 유족은 사고 당시 차량 문이 열리지 않았고 탑재된 제동장치와 에어백도 작동하지 않았다며 차량 결함을 주장했다.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자 아이토 측은 지난 7일(현지시간) 웨이보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은 자동긴급제동장치로 충돌을 피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사고 차량의 제동 장치는 충돌 전 정상이었으나, 사고 전 5분 이내에 두 번의 제동이 있었고 차량은 정상적으로 감속할 수 있었다”며 “자동긴급제동 작동 범위는 4~85㎞/h다. 충돌 당시 차량 속도는 시속 115㎞로, 그 범위를 초과했다”고 해명했다. 충돌 후 차량 문이 열리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충돌 시 트럭 후미의 철제 구조물이 앞좌석까지 침범했고, 이로 인해 엔진룸과 조수석의 전력선이 파손돼 충돌 신호가 전달되지 않은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출시 직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샤오미의 첫 전기차 SU7 역시 안전성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 6일 푸젠성 샤먼시에서 고객에게 처음 인도된 샤오미 SU7은 주행 39㎞ 만에 시스템 오작동으로 도로에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 주인 A씨는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영상을 올리면서 “차량을 인도받고 센터를 출발한 후 39㎞ 만에 고장 났다”면서 견인 트럭이 오기까지 갓길에서 기다려야 했다고 밝혔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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