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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심상찮은 달러 인덱스, 금융시장 출렁임 대비해야 [아침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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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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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심상치 않다. 유로화, 엔화 등 세계 주요 6개국의 통화에 대비한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표시하는 달러인덱스(DXY)가 지난 4월 중순 올해 최고점인 106을 넘어섰다가, 최근 다소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5.10일 현재 105.3로 작년말 대비 3.9%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세계적인 투자은행(IB)들은 연말까지 3~4% 약세를 전망했으나 예상과 다른 달러화 강세 행보로 국제금융시장이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현재 지수는 1970년부터 집계된 달러인덱스의 장기평균 97.3 보다 8% 정도 높은 상태이다. 달러화 강세로 4월 한때 엔/달러 환율은 1990년 이후 최고치인 160엔을 넘어섰고, 원/달러 환율도 1400원을 근접하는 등 대부분의 글로벌 통화들이 크게 약세를 보이기도 하였다. 주요국들의 디스인플레이션 귀로에서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가치 향방이 글로벌 경제에 있어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

최근 달러화 강세의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주요국간 경제성장률의 차이다. 최근 달러인덱스 상승의 최고 동인은 바로 여타 국가와 차별화된 미국경제의 견고함이다. 즉 미국과 여타국가의 경제성장률 차이가 결국 달러화 강세의 배경이 된 셈이다. 최근 IMF 등 주요 경제전망기관들은 미국의 금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초보다 상향 조정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IB들도 작년말에는 금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1.3%(주요IB 8개 평균)로 전망하였다가 금년 4월에는 2.5%로 대폭 상향하고 있다. 반면 유로존은 0.6%(+0.3%p), 일본경제는 0.5%(-0.2%p)로 일부 조정하였으나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성장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긴축적 통화정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성장률의 차이가 환율을 결정하는 보다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두번째는 통화정책의 차별화이다. 무엇보다도 미국 물가는 견조한 소비와 투자,양호한 고용 상황 등으로 경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미국 연준의 물가목표 2% 달성까지는 시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장참가자들도 연준의 금리인하 개시 시점을 점차 하반기로 이연시켜 9월 개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고, 금리인하 기대 횟수도 축소하여 대체로 하반기에 2회 정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유로존은 6월에 금리인하가 시작되고 네 차례 인하가 예상되고 있다.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 지연과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차별화 가능성은 미국과 여타 시장 간의 금리격차를 확대시켜 달러화 강세의 유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GDP의 6% 수준에 달하는 미국정부의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대규모 국채발행은 미국 금리하락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여 달러화의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의 결과이다. 특히 4월초에 불거진 이스라엘-이란 충돌 등 중동분쟁 확대와 국제유가 불안 우려 등은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로 이어져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화 선호 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 아울러, 러-우 전쟁, 미중 갈등, 이상기온 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분절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정책의 불확실성 등도 달러화 가치의 변동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금년 세계경제 전망의 기본 기조가 바뀌고 있고, 달러화는 강세로 전환되었다. 달러화 강세는 물가안정 정책과 통화정책 운용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고, 글로벌 경기회복 특히 신흥국의 경제성장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달러화 강세의 부작용은 기대했던 연준의 금리인하가 시장의 예상만큼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시장의 ‘포지션 되돌림 현상’이다. 특히, 고환율에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신용위험, 자산가격 조정, 자본이동과 환율변동성 확대 등 국제금융시장의 위험요인들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한국일보

이용재 국제금융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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