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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한중, 얽힌 실타래 풀었다…中, 한중일 정상회의·대북 '건설적 역할'에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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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외교장관회담 성과적 종료…中, 韓 주요 요구사항 받아들여

전문가 "中, 동북아 안보 위주 전환 막고자해…韓 진심 보겠다는 의미도"

뉴스1

조태열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5.13/뉴스1 ⓒ News1 정은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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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베이징=뉴스1) 노민호 기자 정은지 특파원 = 한중이 한동안 소원했던 외교적 소통을 '정상궤도'로 회복시키기 위한 중요한 보폭을 내디뎠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첫 대면 회담에서 '상호 관심사'에 적극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조 장관과 왕이 부장은 13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양자회담을 가졌다. 한국 외교장관의 6년 반 만의 중국 방문이기도 한 이번 회담에서 한국은 적지 않은 성과를 얻었다.

외교부는 한중이 "조만간 한국에서 개최될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지속 협력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한일중(한중일) 정상회의 개최에 대해 중국 측이 선명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정부는 지난해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를 꾸준히 타진했으나 중국 측의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올해 들어서야 나온 중국의 이번 '호응'은 대중외교를 활발히 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중국이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왕이 부장은 북한에 대한 '건설적 역할'을 요구한 조 장관에게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라고 화답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 역시 정부의 대북 억지력 강화에는 상당한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향후 중국이 '한국의 입장'을 반영한 대북 정책을 펼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부터 "이번 방문이 양국 간 얽혀있는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 한중관계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도록 물꼬를 트는 첫걸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중국의 적극적인 호응을 촉구했다.

한중관계는 지난 한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갈등', 주한중국대사의 '내정 간섭' 발언,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발언' 등의 여파로 악재가 다소 쌓인 상태였다. 정부가 올해 초부터 대중외교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중국 측의 반응이 뜨겁진 않았다.

이는 중국이 윤석열 정부의 '한미동맹 강화'를 기반으로 한 '한미일 3각 협력' 공고화의 외교 기조가 미국 주도의 대(對)중국 견제에 동조하는 것이라는 '경계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 러시아가 추구하는 '북중러 3각 협력 강화'에 적극적이지 않고, 오히려 북러관계 강화에 나름의 견제성 행보를 보이면서 중국 측의 태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중국이 남북을 상대하는 '계산법'에 변화가 생겼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왕 부장이 이날 모두발언에서 "최근 중한관계가 직면한 어려움과 도전이 현저히 늘어났다"라며 "이는 양측 공동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고 중국 측이 원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한 대목도 중국이 정세를 읽는 시각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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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3일 (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5.13/뉴스1 ⓒ News1 정은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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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중국이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한 한국을 일단 지켜보며 '상황 관리'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고 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소장·플라자 프로젝트 이사장은 "중국은 현재 한반도 상황을 안정화하고 싶어 한다"라며 "북중관계 강화로 북한의 추가적인 핵실험을 막고 한중관계를 관리해 윤석열 정부가 한미동맹에 편향되면서 동북아가 냉전화하고 지나치게 안보 위주의 구조로 전환하는 것을 막고자 한다"라고 짚었다.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TCS) 사무차장을 역임한 백범흠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초빙교수는 "중국은 한중관계 개선 의지는 있지만 여전히 한국을 보는 눈이 조심스럽다"라고 봤다.

일단 이번 중국의 호응으로 이달 26일~27일로 최종 조율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는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대중외교에 나서는 만큼, 향후 한중관계 '회복' 동력이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중은 이날 회담에서 '양 국민 간 인식 개선과 우호 정서 증진'을 위해 지방정부 간 교류와 인문교류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달 하오펑 랴오닝성 당서기가 방한했고, 다음 달 하순엔 신창싱 장쑤성 당서기가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올해 안으로 이같은 방식의 교류가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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