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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기후플레이션’에 급등하는 올리브유…밥상 물가 끌어 올리나, 도미노 인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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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올리브 나무. 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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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내는 슈링크플레이션, 밀크플레이션, 에그플레이션, 애플레이션 등 각종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며 고물가에 허덕이는 중이다. 숱한 인플레이션 신조어와 마주하는 동안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푸념도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게 됐다.

이번엔 ‘기후플레이션’(클라이밋플레이션·climateflation)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나 극한 날씨로 농작물 생산이 감소해 먹거리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 현실화했다.

올리브유 최대 생산국인 스페인의 가뭄이 2년간 지속되면서 스페인산 올리브유 가격이 1년 새 두 배 이상으로 뛰며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급등했다. 스페인이 생산하는 올리브유는 연간 140만t 수준인데 가뭄으로 용수가 부족해 생산량이 2년 연속 반토막에 그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식품사도 원가 부담을 이기지 못해 불가피하게 인상을 결정했다며, 올리브유 가격 인상을 확정했다.

지난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샘표는 이달 초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올리브유 제품 가격을 각각 30% 이상 인상했다. 사조해표도 오는 16일부터 올리브유 제품 가격을 평균 30%대로 인상한다고 각 유통사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F&B 역시 이달 중 올리브유 가격을 약 30% 올린다.

이번 기후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인상은 사실상 이미 예고됐던 바였다. 지난달부터 카카오, 설탕, 올리브유 할 것 없이 극한기후로 인해 주산지 작황이 부진해지면서 글로벌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중앙은행이 제일 곤혹스러운 점은 사과 등 농산물 가격이 높은 것은 기후변화가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원재료 가격 인상은 곧 밥상 물가, 외식 물가 인상으로도 이어진다. ‘100% 올리브유’를 강조해왔던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지난해 10월부터 올리브유보다 가격이 저렴한 해바라기유를 절반 섞어 사용주로, 향후 미국 등 해외 전 지점에도 교체된 오일이 도입될 예정이다. 올리브유를 이용해 음식을 만드는 외식업계에 파장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 올리브유만 오른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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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올리브유.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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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이 결정된 것은 올리브유뿐만이 아니다. 최근 CJ제일제당과 김 전문업체인 광천김과 대천김, 성경식품 등은 이달 김 가격을 10% 넘게 올렸다. 외식업체 중 맥도날드는 이달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올렸고, 피자헛은 메뉴 2종 가격을 약 3%씩 인상했다.

이런 인상 기조는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도 불구 지속되고 있다. 이에 정부가 실질적인 대책보다 ‘탁상공론’만 펼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연일 식품업계에 물가 안정 기조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나, 총선 이후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상 기조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물가 체감도도 높아지고 있다. 회사원 A씨는 “치킨, 김밥, 햄버거 등 최근 서민 음식가격이 대폭 오르면서 마음 편히 못 사 먹은 지 오래다”며 “과일도 이제는 냉동과일만 사 먹는 편”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 전문가는 “국내외적으로 불안 정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중동 정세, 미국 대선 등으로 인해 한동안 안정적 상황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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