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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틱톡 퇴출'에 놀란 테무, 최대시장 미국서 발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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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리스크·성장 둔화에 유럽 등 공략

지난해 구글 최대 광고주 지위서 탈피

테무가 규제 우려와 성장 둔화에 비즈니스 우선순위를 미국 외 다른 국가로 옮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테무는 규제 리스크를 제한하면서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고 싶어한다. 미국 정부가 틱톡 강제 매각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미국 내 성장이 어려워졌다고 보는 것이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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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는 최근 미국 대신 유럽과 기타 국가에서 가입자를 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올해 테무 매출의 3분의 1 미만이 미국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매출의 60%가 미국에서 나왔다.

WSJ는 이 같은 테무의 변화에 대해 "5달러짜리 급수기와 3달러짜리 티셔츠로 고객의 관심을 끌면서 2년도 채 되지 않아 월간 사용자 기준 미국에서 아마존 다음으로 인기 있는 쇼핑 애플리케이션(앱)이 된 회사의 주목할 만한 전략 변화"라고 평가했다.

테무는 WSJ에 신규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이 미국 시장의 중요도가 감소했기 때문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구축하는 노력의 일환이며, 이 같은 결정이 다른 회사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미국 정부는 틱톡 모회사인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270일 이내에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WSJ는 소식통에 따르면 틱톡 강제 매각 법안 통과는 테무와 모기업인 중국 핀둬둬(PDD) 홀딩스에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2022년 후반부터 PDD 경영진 사이에서 틱톡 같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미국 외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도록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에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해야 할 유인이 더 커지고 있다. 어니스트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테무의 미국 매출은 증가세지만 둔화하고 있다. 또 미국에서 테무의 광고 지출은 신규 사용자 유치보다 사용자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WSJ는 밝혔다.

WSJ에 따르면 테무는 지난해 메타에 약 20억달러의 광고 비용을 지불했으며, 구글의 최고 광고주이기도 했다. 올해는 다르다. 여전히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에 많은 광고비를 지불하나, 유럽이나 기타 시장에 광고 지출을 집중하고 있다.

시마 샤 센서 타워 부사장은 올해 4월까지 테무 전체 광고비에서 미국이 차지한 비중은 38%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반면 작년 4분기에는 전체 광고비의 63%가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집행됐다. 또 미국에서 한 달에 한 번 이상 테무를 사용한 사람은 올해 1분기 5000만명으로, 작년 3분기 5560만명 대비 약 10% 줄었다. 같은 기간 세계 나머지 국가의 월간 사용자는 128% 급증했다.

WSJ는 이 같은 테무의 전략에 대해 틱톡, 쉬인 등에 비해 강도를 낮춘 접근 방식을 취했다고 분석했다.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는 2022년부터 미국 정책 입안자들에게 로비하는 데 1640만달러를 썼다. 쉬인은 미 증시 상장 계획이 지연되면서 로비 활동에 340만달러를 지출했다. 반면 정치 기부금을 추적하는 플랫폼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테무는 로비에 돈을 쓰지 않았다. 규제 우려에 로비를 택한 틱톡, 쉬인과 달리 다른 시장을 찾아 나선 것이다.

테무와 밀접한 소식통에 따르면 테무는 여전히 미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보나, 미국 투자에 대해선 전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한다. 예컨대 미국에 풀필먼트 센터를 설치하는 대신 멕시코에 설립하고 멕시코에서 미국 소비자들에게 택배를 보내는 식이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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